몸도 맘도 아팠던 나지완, 金빛 눈물로 승화

'다 괜찮아요, 금메달이니까요' 28일 대만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는 나지완.(인천=박종민 기자)
울었다. 기뻐서, 또 속이 상해서. 몸도 마음도 아팠다. 고통을 참고 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뼛조각이 돌고 있는 팔꿈치를 부여잡고 동료들을 응원했고, 결국 금빛 눈물이 흘러났다.

나지완(29, KIA)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에서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비록 출전은 하지 못했으나 벤치에서 선후배들을 격려하고 팀의 6-3 승리를 지켜봤다.

사실 나지완은 대표팀 승선 때부터 논란이 있었다. 올해 113경기 타율 3할2푼1리 19홈런 79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상대적으로 처지는 외야 수비력에 쓰임새가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지명타자로 뽑히긴 했지만 정작 경기에는 손아섭(롯데)이 나서면서 벤치로 밀렸다. 조별리그 3경기에 대타로 나와 3타수 무안타 2볼넷 1득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렬히 선수들을 응원하며 벤치 분위기를 살렸다.

결승전 뒤 나지완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나지완은 "7회말 위기를 넘기고 8회 점수를 냈을 때 (오)재원이 형이랑 진짜 많이 울었다"고 감격의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금메달도 땄지만 (병역 문제 등) 걸려 있는 게 많아서 만감이 교차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승선 논란에 불편했다. 나지완은 "몸이 다쳐서 경기에 못 나가 아쉬운 것은 없었다"면서 "팬들로부터 많은 얘기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마음고생이 되게 심했다"고 토로했다.

몸도 아팠다. 나지완은 "(스프링) 캠프 때부터 오른쪽 팔꿈치에 뼛조각이 돌아다닌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면서 "그동안은 주사를 맞고 참고 경기를 뛰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도 제대로 뛸 수 없었던 이유다.

남은 시즌을 접을 수도 있다. 나지완은 "이제는 한계가 온 것 같고, 뼛조각이 신경을 누르고 있어 방망이를 휘두를 수 없을 정도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힘들다"면서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수술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만약 우승하지 못했다면 더욱 마음이 무거웠을 테지만 금메달을 따내 훌훌 털고 떠날 수 있게 됐다. 나지완은 "몸이 힘든 것보다 많은 팬들에 대해 내가 한 게 너무 없어서 정말 미안했다"면서 "우승해서 모든 게 다 좋게 마무리가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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