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박 대통령 뉴욕간담회 내용 뒤늦게 공개…'발언누락' 논란 끝내려는 포석

국제사회가 北인권에 관심 있다는 메시지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미국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을 접견, 환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방문을 계기로 지난 24일 열렸던 뉴욕 소재 미국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과의 간담회 논의 내용을 28일 공개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중국 경도론은 오해', '과거사의 핵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있고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라는 등의 발언을 준비했다가 중국과 일본을 의식해 발언하지 않았다는 논란을 확실히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대통령 발언문 누락 의혹이 제기되자 '기자들이 프레스센터를 떠나야 하는 빡빡한 일정을 감안해 철수 전에 기사를 작성할 수 있도록 제공한 참고자료일 뿐 보도자료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순방의 경제적 성과를 브리핑한 안종범 경제수석도 브리핑 말미에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시 자료가 기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한 참고 자료였다"며 "발언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의지와 철학을 갖고 발언하기 때문에 참모들도 회의 끝날 때까지는 (발언 내용을) 사전에 진단하거나 단정 지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배포한 <미국 주요 연구기관 대표 간담회 주요 논의내용 참고자료>를 통해서도 "간담회에서는 주로 북한 문제와 한반도 통일 등에 대해 논의됐고, 일본 및 중국 등과 관련된 사항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참고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동북아는 역사, 영토 등을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또 북핵 문제는 20년이 넘도록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새로운 도전에는 보다 창의적이고 다원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해서 동북아 지역의 정세와 관련한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참석자들은 "위협에 대한 대응을 넘어서 한반도 통일 등 비전을 제시하고 계신 점을 지지한다", "북한 문제에 대해 아주 창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충분히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에 지지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한 참석자가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는지"에 대한 의견에 답하는 형식으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유엔 북한인권위원회(COI)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올바른 일"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알린 적이 없었는데, 지난 3월 COI의 보고서가 나오자 북한도 급한 마음에 북한 인권에 대한 자체 보고서를 만들어서 세계에 알릴 정도로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어 "앞으로도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북한 인권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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