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임영록 전 회장, "소송 취하, 등기이사 사퇴"…KB사태 해결 국면

"제 부덕의 소치…새 경영진으로 조직 안정되길"

KB금융지주 임영록 전 회장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KB금융지주 임영록 전 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징계 무효소송을 취소하고 등기이사에서도 사퇴한다고 28일 밝혔다.

금융당국의 징계에 반발해 법적 소송을 진행하려던 임 전 회장이 소송을 취하하고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고 전격 선언함에 따라 KB사태는 완전한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 "모든 것 내려놓겠다…KB 구성원들에 심려 끼쳐 죄송"

임 전 회장은 이날 법무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인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한 본안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취하하고,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을 제 부덕의 소치로 생각하고, 앞으로 충분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금융위는 지난 12일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문제와 관련해 임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고, 임 전 회장은 이에 강력 반발하며 금융위를 상대로 징계 무효소송을 제기했었다.

임 전 회장은 "KB금융그룹의 고객, 주주, 임직원 및 이사회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KB금융그룹이 새로운 경영진의 선임으로 조속히 안정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회장직 복귀 사실상 어렵고, 일부 사외이사 지지로 명예 회복 판단한 듯

임 전 회장의 금융위 상대 소송 취하 및 등기이사직 전격 사퇴는 KB금융 이사회의 새 회장 선임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자신의 회장직 복귀가 어려워졌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임 전 회장이 이사회의 회장직 해임 결정에 반발해 해임 무효 소송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고 자리를 되찾으려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이사회의 의결로 회장직은 잃어버렸지만 등기이사직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임 전 회장은 지난 17일 이사회가 자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자 이에 강력 반발하며 "법원의 가처분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기다려달라"고 호소했었다.

임 회장이 전격적으로 소송 취하와 등기이사직 사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은 회장직 복귀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데다 일부 이사들이 마지막까지 지지의 뜻을 밝히면서 명예도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마음의 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만장일치가 아닌 7대 2의 표 대결로 임 회장의 해임을 의결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임 전 회장의 소송 취하와 경영일선 퇴진 선언은 KB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부 사외이사들의 지지 등으로 명예도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B이사회가 새 회장 선임작업에 본격 착수하고 임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선언함에 따라 KB사태는 본격적인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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