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6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8강전에서 후반 23분에 터진 전가을(26.현대제철)의 골로 1-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 여자 축구의 대들보 '지메시' 지소연은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소속팀의 리그 일정으로 지난 22일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지소연은 이날 경기에서 한 차례의 슈팅만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공격 기회마저 잡지 못했다. 후반 15분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날 경기에서 지소연의 유일한 슈팅이었다.
지소연이 대만 수비에 집중 마크를 당한 것도 아니었다. 경기 전 일본 출신의 나기라 마사유키 대만 감독이 지소연을 "자유롭게 놔두지 않겠다"고 예고하긴 했지만, 전담 마크를 지시하진 않았다.
지소연이 부진했던 이유를 꼽자면 뒤늦게 합류한 탓에 멤버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은 것과 평소와 같지 않은 경기 감각 탓이다. 뒤늦게 합류해 3일밖에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으니 멤버들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골을 넣은 전가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소연의 합류로 경기력이 좋아졌다"고 "소연이가 있으면 상대가 긴장을 한다"며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소연은 이날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무거운 몸놀림도 아쉬웠다. 지소연은 대표팀 합류 직전까지 잉글랜드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골 감각을 끌어올린 상태라 경기 감각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지소연의 돌파는 둔했고, 슛 찬스에서 느린 슛 동작으로 수비에 빼앗기며 기회를 놓쳤다. 지소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골 결정력도, 골 만드는 과정도 많이 안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소속팀에서 허락하지 않아 4강전을 마지막으로 소속팀에 복귀해야 하는 지소연. 3일 뒤 열리는 북한과의 준결승전은 그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경기이기도 하다. 게다가 북한에게는 갚아야 할 것이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북한과의 동아시안컵 결승전에서 1-2 역전패의 쓴 맛을 봤다.
게다가 최근 태국에서 열린 U-16 아시안컵 대회 결승전에서도 한국은 북한에게 패했다. 지소연은 대표팀 합류 당시 "동생들의 복수를 해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소연은 "대만전과 같은 플레이로 북한과 경기를 한다면 정말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틀간 더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해 오늘 부진과 지난해 패배의 설욕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