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을 비롯해 인적 관리에서도 허점이 적잖다는 지적이다. 대회 개막 하루 만인 20일 밤에는 폐막 때나 꺼져야 할 성화가 기계 오작동으로 10여분 동안 꺼졌고, 배드민턴장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불성실한 업무 태도와 허술한 보안 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야구 등 국내 스포츠 스타들의 사인을 받거나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본연의 업무를 잊었다는 보도(CBS노컷뉴스 23일자 보도, '본분 잃은 자원봉사자, 조직위는 뭐 했나')도 잇따랐다.
조직위원회와 선수촌에는 수상한 사람이 침입해 소란이 피웠다는 해프닝도 심심찮게 접하는 기사다. 선수들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은 예산 절감을 이번 대회 문제점의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 유력지 마이니치 신문은 "인천아시안게임이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운영을 둘러싼 트러블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어려운 재정 상황에 조직위가 경비를 절감하면서 터진 문제들"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로 펼쳐진 4년 전 광저우 대회 예산의 8분의 1 수준이다. 역대 올림픽보다도 많은 20조 원을 쏟아부었던 광저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 약 2조 5000억 원의 예산으로 대회를 치르다 보니 여러 문제점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십 명의 통역자원봉사자들이 수당이 삭감돼 중도에 이탈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때문에 경기 후 인터뷰 때 통역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예산 문제라는 지적이다.
마이니치신문은 "학생 스태프가 트럼프나 화투로 놀고 있었다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취업 스펙을 위한 증명서 때문에 적잖은 봉사자들이 지원했지만 경비 삭감으로 예정보다 절반 이하인 1만3500명이 됐다"면서 "조직위에 따르면 통역 담당자 460명 중 70명이 그만 두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외국 선수들이 선수촌 식당에 고기가 없다는 불만을 터뜨렸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도 소개했다. 국내외 언론들로부터 연일 질타를 받는 등 수난을 겪고 있는 인천아시안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