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민스크) 휴전 협정은 외교와 평화의 길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러시아가 이 길로 들어서면 제재를 해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그렇게 되면 미국은 공통의 도전에 대해 러시아와 다시 협력할 준비도 돼 있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양국은 핵무기 감축,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협력했다고 상기시켰다.
미국은 지난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지금까지 4차례 대러 제재 조치를 취했다.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들은 지난 5일과 20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다자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을 중단하고 이 지역에 특수지위를 부여하는 등의 평화 정착 절차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민스크 휴전 합의는 소규모 교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지켜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특수지위 부여 합의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관련 법률을 채택하면서 이행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특수지위 의미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광범위한 자치권으로, 반군은 완전한 독립으로 해석하며 이견을 보이고 있어 민스크 합의가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만나 민스크 평화안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데 견해를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크림과 동부 지역을 포함한 자국의 모든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하기 전까지 서방이 제재를 해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동부 지역과 크림에 대한 통제를 회복할 것으로 확신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과할 때가 올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때까지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야체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은 크림 통제권을 되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소련을 부활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 구상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