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위안부 우회적으로, 北 인권 정면으로…박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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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북한 인권. 북핵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천명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비판한 반면 북한 인권 문제는 정면으로 거론하면서 개선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25일 새벽 유엔총회에서 기조 연설을 했다. "유엔 창설의 기본정신인 '인간우선'과 '국제협력'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유엔을 중심으로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 체제를 갖춰서 평화와 정의, 인류의 공동 발전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열망에 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은 일본의 위안부 문제 부정에 대해 어느 정도 언급할 지였는데,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의 움직임을 감안한 듯 한 줄의 우회적 언급에 머물렀다.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간접적으로나마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한일 관계 냉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 19일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접견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고대한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친서를 전달받고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일본 측의 성의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한 어조로 개선을 촉구했다. "오늘날 국제사회가 큰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는 인권문제 중의 하나가 북한 인권이다"며 북한과 국제사회는 지난 3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권고사항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탈북민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엔 해당기구와 관련 국가들이 필요한 지원을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국제평화에 심각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비확산 체제의 근간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선택한 여러 나라들처럼 경제 발전과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변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경제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함께 나서 달라"면서 "유엔 주도하에 남북한, 미국, 중국 등 전쟁 당사자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규범과 가치를 존중하며 공원을 만든다면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통일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DMZ(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건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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