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언론매체인 텔레수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사망한 콜롬비아의 11개월 된 젖먹이 여자아이가 치쿤구니야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콜롬비아 보건부의 발표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이는 콜롬비아에서 치쿤구니야열에 감염돼 사망한 첫 사례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 아이는 베네수엘라 산크리스토발시(市)를 다녀온 직후 감염 증세를 나타냈다.
당국은 사망한 여아가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었으나 직접적인 사인은 이 열병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콜롬비아에는 1천900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최근 원인 모를 열병에 13명이 사망한 베네수엘라의 한 의료단체는 이들 가운데 10명이 치쿤구니야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현지 일간 엘 우니베르살이 이날 보도했다.
이 의료단체는 베네수엘라에서 최소 6만5천명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이 실태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보건부는 최근 398명이 환자로 판명됐고, 3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남미에서 상황이 가장 심각한 도미니카공화국은 50만명의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신생아 100명도 감염자로 판명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이미 몇 명의 사망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브라질에서 지난 16일 첫 환자가 생겼고 칠레, 파라과이, 페루 등에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범미주보건기구는 서반구에서 100만명 이상이 이 열병에 걸린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치쿤구니야열은 '치쿤구니야 바이러스'(chikungunya virus)에 감염된 열대 우림의 모기 또는 흰 줄 숲 모기에 물려 걸리는 열병으로 뎅기열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지만 치사율은 낮다.
감염되면 1∼12일의 잠복기를 거쳐 급성 발열, 두통, 근육통, 발진, 관절통 등이 나타나다가 증세가 가라앉지만, 백신 등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