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앤파커스'의 사내 성추행과 가해자의 복직 등은 지난 17일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분회가 성명을 발표하며 알려졌다.
성추행 사건은 지난 2012년 9월 14일에 발생했다.
피해자 A 씨는 17개월 동안의 수습사원 기간을 보냈고,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B 상무는 피해자 A 씨와 정규직 전환을 위한 최종 면담 형식의 술자리를 가졌고, 술에 취한 피해자를 자신의 오피스텔로 유인해 성추행했다.
2013년 7월경, 피해자가 이 사실을 공개하자 B 상무는 바로 사직했다.
이후 박시형 대표 등은 피해자 A 씨를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린 내부고발자로 몰았고, B 상무가 회사를 떠나면서 비운 사무실을 청소하라고 지시할 뿐 아니라 컴퓨터 모니터도 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A 씨는 결국 퇴직했고, B 상무를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9월 초 검찰은 B 상무가 A 씨에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하고, 입을 맞춘 점 등은 인정되지만, A 씨의 저항이 없었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의 결정 이후 '쌤앤파커스'는 바로 이모 상무를 복직시켰다.
언론노조는 "쌤앤파커스는 신입사원 수습 기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업무력 테스트를 빙자하여 B 상무와 술자리를 거친 후 정규직 전환이 최종 확정되는 일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에 경우 17개월이라는 비정상적으로 긴 기간 동안 수습사원의 시간을 보냈다"며 "이 사건은 정규직 전환을 앞둔 수습사원이 B 상무의 요구에 저항하지 못해 발생한, 직장 내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다"라고 주장했다.
언론에 의해 해당 사건이 보도되며, 일이 커지자 '쌤앤파커스' 측은 진화에 나섰지만 "가족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프리허그는 자연스러운 조직문화였다" 등의 해명으로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에 박시형 대표는 22일 저녁 사과문을 통해 "살면서 지금처럼 참담한 적이 있었나 싶다"며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처음 이 사건을 접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부터 최근 상무의 복직 및 사직 처리에 이르기까지 저의 무지와 경솔한 판단으로 더 큰 상처와 분노를 안겨드렸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또한 "저는 지금 살아남기 위해 이 사죄문을 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제 편견과 무지를 이제서야 깨달았고, 그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받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항변했다.
박시형 대표는 "많은 분들에게 지적받고 지탄받은 수습사원 제도를 즉시 폐지하고, 외부 자문위원을 두어 사내 성폭력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모범적인 조직문화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결국 이 또한 우리 사회의 적폐이지 않냐"며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라면 저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가능할까"라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