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당국은 필리핀 과격단체 아부사야프가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에 대한 최근의 지지 선언을 계기로 활동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동부 사바주(州)에 적색경계령을 발령했다고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아부사야프 지도자 이스닐론 하필론이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가 동부 사바 지역 맞은 편의 필리핀 정글지대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데 따른 대응조치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당국은 말레이시아에서 IS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확산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인접지역 과격단체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과격세력이 말레이시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접경지역에 대한 경비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내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아부사야프가 IS의 세력 확대를 계기로 활동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말레이시아 안보에 한층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닐론은 IS가 활동하는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의 상황을 보고 새로운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며 "말레이시아가 해안선이 긴 점을 고려하면 적색경계령을 내리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스닐론이 이끄는 아부사야프 세력이 테러활동 재원을 마련하고자 납치를 일삼는 위험한 조직이라면서 과거 미국인 인질 1명을 참수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아부사야프 지도자 이스닐론은 최근 공개된 비디오 자료에서 검은 옷차림으로 복면한 지지세력과 함께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대한 충성을 맹세해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