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는 북부 아인알아랍(쿠르드식 지명 코바니)에서 IS가 16일 공격해온 이후 IS 조직원 250여명을 사살했다며 이곳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터키와 접경한 코바니에서 격전이 벌어지자 쿠르드족 노약자 13만명 이상이 IS의 학살을 피해 대탈출에 나서 터키로 넘어갔다.
터키의 쿠르드족 청년 수백명은 IS와 싸우려 시리아로 넘어갔으며 국경에서는 추가 월경을 막아선 터키 치안당국과 쿠르드 청년 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쿠르드 민병대 "코바니 사수…IS 조직원 250명 사살"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는 이날 현지 르포기사에서 코바니 주민들이 마을 입구부터 각자의 총을 들고 방어에 나섰으며 도심은 유령도시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YPG의 코바니 지도자인 시판 헤모는 휴리예트에 "우리는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코바니를 IS에게 넘겨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처음은 아니지만 IS가 이런 중화기로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이번 공격이 시작된 이후 IS 조직원 250여명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그는 YPG가 IS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며 "IS의 중화기 일부를 확보했는데 대부분 IS의 무기는 터키로부터 왔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21일부터 IS가 코바니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전했으며 YPG도 교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IS의 진격은 저지됐다고 밝혔다.
휴리예트는 터키 등지의 쿠르드족 200여명이 IS와 싸우기 위해 이날 YPG 본부에 등록했으며 새로 가입한 이들은 전장에 배치되지 않고 마을을 수비하는 임무가 주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IS가 코바니의 전력을 차단해 마을의 유일한 병원은 응급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었으며 코바니 도심으로 향하던 차량은 사기를 북돋으려고 쿠르드 노래와 YPG 군가를 크게 틀었다고 전했다.
◇시리아 쿠르드 난민은 터키로, 터키 쿠르드 남성은 시리아로
코바니를 중심으로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 총을 들 수 없는 쿠르드족 수십만명은 터키로 피란을 떠나는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터키 언론들은 코바이와 인접한 터키 샨르우르파에만 난민 13만여명이 입국했으며 이번 IS 공격으로 터키 국경을 넘은 쿠르드족은 20만명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누만 쿠르툴무시 터키 부총리는 이날 오전 "지난 4일 동안 터키로 입국한 시리아 난민이 13만명을 넘었다"며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난민이 수십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 3년 동안 터키가 수용한 시리아 난민은 100만명대이나 불과 나흘만에 13만명 이상 불어나자 터키 구호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터키 쿠르드족은 정부가 IS를 지지해 시리아의 형제들이 공격을 받고 있다며 시위를 벌이는 등 코바니 격전의 긴장이 터키로 전이되고 있다.
테러 집단으로 지정된 터키의 쿠르드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IS와 맞서 싸우자고 호소함에 따라 PKK 조직원 등 터키 쿠르드족 수백명이 시리아로 넘어갔다.
그러나 터키 군과 경찰이 전날부터 터키 쿠르드족 청년들의 월경을 막자 샨르우르파 등 국경지역에서 양측이 돌을 던지고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는 등 충돌을 빚었다.
지한뉴스통신은 쿠르툴무시 부총리를 비롯해 내무부 장관, 농식품부 장관 등이 전날 쿠르드 난민들의 임시 피란처가 마련된 샨르우르파 주 수루치 군을 찾았다가 성난 군중들로부터 봉변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수루치에 있던 쿠르드족들은 정부의 IS 대응 정책과 난민 정책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장관들에게 야유를 보냈으며 일부는 돌을 던졌다.
쿠르드계 정당인 민주지역당(DBP)은 코바니를 지지하기 위해 수루치에 천막을 설치했으며 쿠르드족 6천여명이 이곳으로 집결했다.
쿠르드계 뉴스통신사인 피라트는 전날 터키 디야르바크르에서 수천명이 PKK 깃발 등을 들고 "코바니는 IS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피라트는 행진을 마친 청년 수백명은 버스를 나눠 타고 코바니로 지원하기 위해 수루치로 이동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