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회, 파행 중 혈세 수백만 원 '의원 밥값' 지출

의정운영 공통경비 400여만 원, 점심식사·다과비로

일부 의원의 등원 거부로 석 달 가까이 파행을 빚은 대전 서구의회의 당시 모습.
감투싸움으로 석 달 가까이 파행을 빚은 대전 서구의회가 파행 기간 동안 수백만 원의 혈세를 의원들의 '밥값'으로 지출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22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서구의회로부터 제출받은 '의정운영 공통경비 사용내역'을 보면, 지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사용된 공통경비는 486만5,900원.


의장선거 문제로 일부 의원이 등원을 거부하면서 회의가 매번 무산된 시기다.

그런데도 의정활동에 쓰도록 돼 있는 공통경비가 500만 원 가까이 지출된 것.

이 돈은 전액 의원들의 '점심식사'와 '의전용 다과 구입비'로 사용됐다.

서구의원들은 일반 직장인의 점심값을 웃도는, 1인당 평균 1~2만 원씩을 식사할 때마다 지출했는데 의원 10명이 23만 원을 점심값으로 쓰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따르면 공통경비는 공청회나 세미나 소요경비 등 지방의회의 공적인 의정활동을 수행하는데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일하지도 않고 세금으로 밥만 먹은 것인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구의원들은 의회 파행을 빚고도 한 달에 337만 원씩, 모두 2억 원이 넘는 석 달치 세비는 꼬박꼬박 받아 챙기면서 지역사회의 지탄을 받아왔다.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의원들은 세비를 반납하겠다며 서명까지 했지만, 실제로 반납한 의원은 1명밖에 없어 '꼼수'로 드러났다.

대전 서구의회는 의장자리를 시작으로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등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 간 갈등을 빚다 파행 82일 만인 지난 20일에야 원 구성을 겨우 마쳤다.

출범과 동시에 탈당과 파행, 전국에서 가장 늦은 원 구성 등의 불명예를 잇따라 안으며 전국적인 웃음거리가 된 상태다.

의원들의 막장 행보에도 주민들이 속만 태워야 했던 '견제장치의 부재', 사태 외면에 급급했던 각 정당의 '무책임성' 등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창기 사무처장은 "서구의회는 원 구성을 끝낸 것일 뿐 파행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으며 "주민들에 대한 성의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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