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만 쿠르툴무시 터키 부총리는 22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나흘 동안 터키로 입국한 시리아 난민이 13만명을 넘었다"며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쿠르툴무시 부총리는 "난민이 수십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엔난민기구(UNHCR)의 캐럴 베첼러 대표는 전날 10만 명이 국경을 넘었을 것으로 추산하면서 난민의 수가 수십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터키는 지난 18일 처음으로 쿠르드족 수천명이 터키 국경의 철조망 앞에서 입국을 요청했을 때는 거부했으나 난민과 터키군이 충돌을 빚자 19일부터 일부 지역에서 철조망을 걷어 입국을 허용했다.
IS는 지난 16일부터 아인알아랍(쿠르드어 지명은 코바니)에 진격하기 시작해 주변 마을 64곳을 장악했으며 코바니 인근에서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와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YPG의 레두르 제릴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 통화에서 "교전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어젯밤부터 IS가 코바니 동쪽에서의 진격은 저지됐다"고 말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도 지난 24시간 동안 IS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IS는 점령지에서 10대를 포함해 쿠르드족 민간인을 추가로 살해했다고 전했다.
코바니는 IS의 주요 거점인 락까와 IS가 최근 진격한 알레포 사이에 있는 도시로 지난 1월 자치정부 수립을 선언한 시리아 쿠르드족의 주요 거점 도시다.
IS가 이곳을 접수하면 하사케를 비롯한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 지역으로 진격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IS는 지난 7월에도 이곳을 공격한 바 있다.
IS가 코바니 인근 점령지에서 학살과 납치 등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지 의사인 웰라트 아바르는 "IS가 계속해서 진격하고 있으며 그들은 지나가는 모든 장소에서 그들은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하며 납치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실종됐으며 우리는 그들이 납치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S가 사람들을 참수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코바니를 다녀왔던 터키의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의 정치인 이브라힘 비니치도 "이번 일은 전쟁이라기보다는 집단학살 작전"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시리아 쿠르드인들은 코바니의 상황을 IS가 이라크 북부 지역의 소수종족인 야지디족 주민에게 개종을 강요하면서 학살과 여성 납치 등을 저질렀던 상황에 비유하고 있다.
터키는 터키 쿠르드족들이 대거 시리아로 넘어가 전투에 참여하자 쿠크크 켄디르실러에 있는 국경을 폐쇄하는 등 초소 2곳만 남겨두고 대부분 국경을 폐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현지 주민들은 시리아에서 미국이 약속한 공습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공습이 언제 이뤄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21일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코바니 주민이자 기자로 활동하는 무스테파 에브디는 "이 야만인들을 공격할 미국 비행기가 필요하다"면서 "국제적 연대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