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여느 연예인의 사건 사고처럼 단순했다. 지난 14일 김부선이 아파트 반상회 도중 주민을 때린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는 보도가 세상에 알려졌다.
워낙 연예계가 뒤숭숭했기에 김부선의 쌍방 폭행 주장은 특별히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SNS를 통해 반박을 펼치면서 사건은 재조명을 받았다.
당시 김부선은 "난방비 비리를 폭로하려다 먼저 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며 상처 입은 사진들과 함께 서울시의 난방비 관련 감사 자료를 게시했다. 난방비 비리의 중심 내용은 김부선이 거주하는 중앙난방형 H아파트의 총 536가구 중 난방비를 0원만 낸 가구가 300건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여론은 반반이었다. 평소 소신 있는 김부선의 행보를 신뢰하는 이들은 지지를 보냈고, 여전히 폭행 혐의에 대해 의문이 남은 이들은 판단을 유보했다. 죗값을 피하기 위한 구실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서울시와 성동구를 통해 김부선의 난방비 비리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자 이들 중 대다수는 김부선의 편으로 돌아섰다.
서울시 공동주택과는 성동구 H아파트에 대해 지난해 11월 조사를 실시해 난방비가 잘못 부과된 것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는 김부선이 주장한 바와 같았다.
성동구 역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5월 난방비 비리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으며 6월에는 주택관리업자에 대해 업체 등록지인 관악구청에 행정처분을 요구했다.
이를 계기로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많은 전문가들은 전국 곳곳에 아파트 관리비 비리가 산재해 있다고 증언했다.
아파트 비리 척결운동본부의 송주열 회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겨울에 0원의 난방비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관리소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를 수 없다"면서 "김부선 씨도 폭력에 유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부선에게는 자연스럽게 응원과 지지가 쏟아졌고, 많은 이들이 김부선의 SNS 댓글창에 몰려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김부선의 행보는 더욱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톱스타들이 불법 행위와 불명예스러운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연예계는 도덕성 부재의 위기에 빠졌다. 이런 분위기를 거스르듯 김부선은 난방비 비리 문제를 제기하는데 앞장섰다.
뿐만 아니다. 김부선이 쉽게 정의로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회에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는 의견도 많다.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다. 마찰을 빚은 주민들은 김부선 역시 난방비 0원을 내는 이들 중 한 명이었으며 반상회 당시 안건에 없던 아파트 증축을 주장하다 본인의 뜻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부선이 난방비 비리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상회 폭행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 때문에 아직까지는 양측 입장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