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25)과 김정환(31, 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사이좋게 메달을 나눠가졌다. 이제는 익숙해진 펜싱 코리아의 모습이었다.
세계 1위 구본길이 21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서 2위 김정환과 집안 싸움에서 접전 끝에 15-13 신승을 거뒀다.
2회 연속 금메달이다. 구본길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개인전 우승, 단체전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김정환도 값진 아시안게임 첫 개인전 메달을 따냈다. 김정환은 2009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따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인연이 없었고, 세계선수권에서는 지난해 동메달이 최고였다.
둘은 2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선수들. 올해 세계 랭킹에서 나란히 1, 2위를 달리는 만큼 무난한 결승행이 예상됐다. 구본길은 4강전에서 세계 37위 순웨이(중국)를 15-10으로, 김정환은 41위 람힌청을 15-9로 무난하게 따돌렸다.
한국 선수끼리 결승 격돌은 놀라운 장면이 아니다. 전날도 두 번이나 펼쳐진 모습이었다. 여자 사브르 이라진(인천중구청)-김지연(익산시청), 남자 에페 정진선(화성시청)-바경두(해남군청)가 결승에서 맞붙어 금, 은메달을 나눴다.
이날도 경기장을 찾은 국내 팬들은 다소 편안하게 결승전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에 앞서 전희숙(서울시청)이 여자 플뢰레 금메달까지 따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국 펜싱은 이틀째 4종목 모두 금메달을 휩쓰는 저력을 선보였다.
정진선은 전날 금메달을 따낸 뒤 "이번 대회 우리 대표팀은 9~10개 정도 딸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이 세운 아시안게임 펜싱 사상 최고인 7개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대표팀은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2개 종목 중 9개를 휩쓸었다. 이쯤 되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