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몸보신 음식으로 손꼽히던 장어구이. 뱀과 같은 생김새로 고단백질 음식에 비타민까지 풍부한 장어는 고급 건강 음식으로 손꼽혀 오고 있다. 장어구이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정력과 힘이 강조되다 보니 오래전부터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선호하는 보양식이었다.
그런데 강남 한복판에서 젊은이들을 상대로 장어구이만으로 대박을 낸 집이 있다. 장어구이 하면 소금과 양념을 모두 떠 올리지만, 이곳에선 오로지 소금구이만을 추구한다. 간혹 처음 오는 손님들이 '무슨 배짱만으로 장사를 하냐?'고 사장님에게 화를 내기도 하지만 일단 한 점 먹고 나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서초장어타운'으로 강남 장어구이 계를 평정한 김민영(37) 대표. 자기가 제일 많이 먹어본 음식으로 승부를 건 그의 장어구이 성공 신화를 들어 보았다.
■ 왜 하필 젊은이가 많은 강남에서 장어구이를 선택했나? 이탈리아 음식도 있고 퓨전 음식도 있는데?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장어구이를 많이 먹으러 다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동네 장어구이집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곳이 강남 한복판이다 보니 수족관이 필요하고 숯불을 쓰는 장어구이집이 오래 갈 수 없던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거기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내가 제일 많이 먹어 봤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보니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장어구이를 선택하게 됐다.
■ '장어' 하면 당연히 소금과 양념 두 종류를 떠올리는데, 소금구이만 하는 이유가 있나?
초기에는 양념구이를 하지 않아서 욕도 많이 먹었다. 어르신들이 오셔서 '양념을 먹으려는데 왜 없냐'며 화를 내시기도 하셨다. 그런데 사실 양념구이는 장어가 신선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메뉴다. 양념을 진하게 해서 장어 맛을 죽이면 되니까. 초벌구이된 장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는 손님들에게 그보다 더 확실하게 우리 장어가 질 좋고 신선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초벌구이 없는 소금구이 장어를 고집하게 됐다.
■ 소금구이만 하면 어떤 장단점이 있나?
일단 장어구이메뉴가 한 개이다 보니 손님들이 고민하지 않는다. 소금장어구이 하면 여기를 떠올리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동시에 손님이 가게에 와서 앉으면 인분대로 세팅만 해서 내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서빙 속도도 높일 수 있었다.
반면 모두의 취향을 만족하게 할 수는 없었다. 술 한잔 하러 왔는데 메뉴도 적고 초벌구이도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장어 굽는 10분 동안 안주도 먹지 못한다. 그래서 처음에 욕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분들은 안 계시고 소금구이와 우리집의 맛을 아는 분들이 찾아주니 그런 일이 없다. 오히려 이제는 손님들이 친구들에게 그런 내용을 설명해준다.
■ 대게 장어집 사장님은 나이가 많은데 상당히 젊다. 그게 장점이 될 수 있나?
아무래도 연세가 있는 분들은 장어가 방안에서 구워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집은 탁 트이고 시끄러운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젊은 분들이 좋아했다. 처음엔 나이가 많은 분들이 오셨지만, 자연스레 변해가면서 지금은 주 고객층이 20대에서 30대 남녀로 바뀌었다. 예전엔 어른들이 젊은이들을 데리고 장어집에 들어왔다면 이제는 젊은이들이 어른을 모시고 오는 곳으로 변했다.
■ 도심에서 살아있는 장어구이에 숯을 쓰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그래서 대다수 장어구이집이 초벌구이도 하고 가스를 많이 쓴다. 그런데 드셔 본 손님들은 바로 맛을 알더라. 초벌구이한 장어와 그렇지 않은 장어, 숯을 쓴 장어랑 가스 불을 쓴 것, 아니면 섞어 쓴 것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다.
결국, 여러 가지 차이가 나는데 그걸 서비스나 분위기로 극복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맛의 차이는 분명히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힘들지만, 숯을 고집한다. 내가 숯불 장어구이를 좋아하고 내가 먹어도 맛있으니까(웃음).
■ 장어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사실 과거엔 장어가 그렇게 고가의 음식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가격이 너무 많이 뛰었다. 나도 고민을 많이 했다. 방법은 두 가지였다. 질을 조금 낮추어서 비용을 줄이든가 가격을 올리던가. 그런데 난 후자를 택했다. 폭리를 취하지 않는 선에서 정확한 가격을 제시하고 대신 품질은 지금과 똑 같이 유지하는 것.
처음엔 가격을 올리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손님들은 현명한 것 같다. 예전과 같이 품질이 동일하고 맛도 똑 같다면 우리가 제시한 정책을 따라와 주었다.
■ 맛과 정성, 가격 중 장사를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을 고른다면?
음식점을 하면서 맛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맛이 없는데 음식점을 한다? 그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으로 커버하기엔 너무 큰 문제다. 음식점은 당연히 맛이 있어야 된다.
정성이 들어갔다 안 들어갔다는 것은 가정적인 논의인 것이고 가격의 경우 손님이 돈을 지불하고 먹을 만큼의 만족도가 있느냐 없느냐로 보면 될 것이다. 음식을 먹고 나갔을 때 만족을 한다면 큰 문제가 없는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손님들이 먹고 나가서 '이 집이 내가 아는 최고의 장어를 판다'라고 이야기하면 더할 나위 좋은 칭찬이라고 보면 된다.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평가
사실 대다수 장어는 비슷하다. 대부분 비슷한 도매업자를 쓰고 있고 그걸 손질하는 과정도 비슷하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초벌을 하느냐, 참숯을 쓰느냐, 어떤 불판을 쓰느냐, 어떻게 굽느냐 등에서 차이가 생긴다. 이 집은 초벌도 하지 않고, 참숯을 쓰며 참숯의 열기를 그대로 가질 수 있는 불판을 자갈을 함께 이용해 사용하고 있다. 그런 작은 차이들을 모두 최상급으로 높여 놓았으니 최종 효과는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 한국형 장사의 신 취재진이 전하는 '서초장어타운' 성공 비법
장사는 자신감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김민영 대표는 그 아이템에 대해 확신이 같고 두둑한 배짱을 같고 장사를 해 성공할 수 있었다. 겁이 많은 사람은 손님이 불평하면 불안하니까 양념도 해보고 간장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걸 버티고 소금구이만은 일등을 하겠다는 배짱과 목표가 그를 장어구이 최고로 이끌었다.
◇ 서초장어타운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28길 77
진행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취재 – CBS 스마트뉴스팀 김기현 PD, 박기묵 기자
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25.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