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테러우려 확산…이슬람계 거세게 반발

대규모 대테러작전에 "안보상황 정치적 이용"

국가적 차원의 테러 위험 수준이 사상 처음으로 '높음'(high)으로 상향 조정되고 당국이 대규모 대테러작전을 벌인 호주에서 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호주는 미국, 영국의 맹방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9·11이나 7·7 런던테러와 같은 유형의 테러가 자국 내에서 발생한 적이 없는 '테러 청정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슬람권 이민자 수가 늘고 이들 중 극단주의 단체에 가담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호주 내에서 테러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19일 한 호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의 단속으로 좌절된 시드니의 테러 음모는 그대로 놔뒀다면 수일 내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주연방경찰(AFP)과 지역 경찰, 호주안보정보기구(ASIO)는 전날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 진행된 대대적인 대(對)테러작전을 통해 15명을 체포하고 이 가운데 아프간계 호주인 오마르잔 아지리(22) 등 2명을 기소했다.

경찰은 아자리가 IS 수뇌부의 지시를 받고 시드니에서 무작위로 호주 시민을 납치하고 IS 깃발을 배경으로 한 카메라 앞에서 참수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고 밝혔다.


애벗 총리는 IS 등의 테러 조직이 호주 시민 납치·참수뿐 아니라 캔버라 연방의회 등 주요 공공건물을 목표로 한 테러 공격도 꾸미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첩보에 따라 AFP와 ASIO 등은 연방의회 등 주요 관공서에 무장 요원을 추가로 배치하고 경계의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당국의 이런 대응이 과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과 정보요원이 800명 넘게 동원된 대대적인 작전을 통해 용의자를 15명이나 체포했지만, 결국 기소한 것은 2명에 불과할 정도로 뚜렷한 혐의점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단속을 했다는 것이다.

이슬람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시드니의 이슬람단체 지도자와 조직원 수백 명은 18일 오후(현지시간) 시드니 서부 이슬람 중심지인 라켐바에서 정부가 안보상황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새벽 시간대에 진행된 당국의 가택 압수수색으로 여성과 어린이들이 겁에 질렸다며, 정부가 대다수의 무고한 이슬람교도들을 테러분자로 의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