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농성장에서 ‘416 세월호 민변의 기록’ 북콘서트를 열어 “대통령의 주장은 유가족에 대한 자신의 약속을 뒤집고, 국민을 협박하는 너무도 철면피한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민변 권영국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들에게 진상규명에 여한이 없게 하겠다고 한 이야기를 모두가 기억하고 있지 않냐”면서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진상조사특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라는 유가족 등의 주장을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한 말을 반박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뻑하면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하고 유가족과 국민들이 제대로 된 법을 요구하면 나라를 통째로 뒤바꾸려는 듯 이야기하는데 잘못된 부패와 유착구조를 진상규명을 해서 뒤집고, 책임자를 파헤쳐 처벌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이게 바로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국가개조”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2차 여야합의가 마지막 결단”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삼권분립의 한 주체인 행정부 수반이 마지노선을 설정해 입법부에 지시한 것”이라면서 “본인 스스로 삼권분립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국민을 겁박하는 대통령에 대해 우리는 그냥 있을 수 없어 이 책을 기록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416 세월호 민변의 기록’은 민변이 세월호 참사의 실상과 원인, 그리고 과제를 정리해 펴낸 책이다.
민변은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조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왜 독립된 진상조사기구와 수사권 및 기소권이 반드시 필요한지를 따졌다.
권 변호사는 다만 “지나치게 의혹 제기로 가면 구조적 배경이나 원인이 우리 시야에서 멀어질 수 있다”면서 "진상 규명과 대안 마련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진도 체육관에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퇴거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행사 참석자들을 분노케 했다.
세월호 대책위 박용우 상황실장은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고 있는 진도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면서 “정부가 가족들을 외면하고 음해하고 탄압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체육관 퇴거 요청 소식은 앞서 정부가 세월호 수색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황과 맞물려 '정부가 본격적으로 실종자 수색 중단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농성장 곳곳에서 나오기도 했다.
북콘서트를 지켜본 이명옥(57·여) 씨는 “민변의 책에 나온 세월호 이야기를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데 이를 숨기지 말고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고 대안을 찾아내는 게 대통령과 정부가 시민과 화해하는 길이고 유가족의 아픔을 덜어주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또 친구들과 나눠 읽으려고 책을 4권 구매했다는 한 시민은 “너무 마음이 아프고, 빨리 해결돼 진실이 승리한다는 게 확인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