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에 10조원 지른 현대차 괜찮을까?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자료사진)
현대자동차 그룹이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차의 '쩐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다.

그런데, 현대차의 승리 소식보다 더 놀라운 것은 현대차가 한전 부지 획득을 위해 지른 돈의 액수다.

무려 10조 5500억원! 예상가를 훨씬 웃도는 규모에 그야말로 '헉'소리가 나올 정도다.


당초 한전 부지는 감정가 3조 3천여 억원으로 알려져 재계에서는 최종 낙찰가로 4조원은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5조원까지도 예상을 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보니 현대차가 지른 돈의 규모는 예상가를 훨씬 뛰어 넘었다.

한전 입찰 공고가 알려진 지난달 29일 이후 아무리 한전 부지 입지가 좋다고 해도 낙찰가가 너무 클 경우 새로운 주인은 자칫 '빛좋은 개살구'를 넘어 '승자의 저주'라는 덫에 빠질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그룹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를 내다본 투자금액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본사 등에 함께 있지 못하는 계열사 등의 한해 임대료만도 2천4백억원이 넘는다"며 "여러가지를 종합해 봤을 때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사진=윤성호 기자)
이와함께 "부지 매입 비용을 제외한 건립비와 제반비용은 30여개 입주 예정 계열사가 8년 간 순차 분산 투자할 예정이어서 사별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찰 공고 이전부터 현대차 그룹은 글로벌 시대에 맞춰 그룹의 총사령부로서 통합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실수요' 측면을 강조해 왔다.

이에따라, 입찰 마감때까지 참여 여부 조차 밝히지 않았던 삼성과는 달리 공공연하게 한전 부지 획득의 필요성을 누차 설명해오기도 했다.

현대차 그룹은 이제 자신이 원하던대로 제2의 도약과 100년 앞을 내다 본 글로벌 콘트롤 타워를 건립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했다.

다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낙찰가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시중에서 돌고 있는 '승자의 저주'라는 덫에 정말 빠지지 않을 지가 앞으로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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