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초완화 '상당 기간' 유지는 저인플레 덕택"<월가>

옐런 "유동성, 2010년대 말이나 '더 정상'으로 회복"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초완화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키로 한 이면에는 저인플레 영향이 크다고 시장 관계자들이 입을 모았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2% 하락한 것으로 미 노동부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CPI 하락은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시장은 전달과 같은 수준을 예상했다.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값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는 7월과 변함이 없었다. 근원 인플레가 상승하지 않은 것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웰스파고의 존 실비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금리가 조기 인상되지 않을 것임을 (연준이) 시장에 알리고 싶어하는 것"이라면서 "인플레가 연준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블룸버그에 "저인플레가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금리 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시에테제너럴의 뉴욕 소재 브라이언 존스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저인플레가 (연준) 비둘기파의 입지를 높여줬다"면서 연준이 "상당 기간 금리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 후 정례회견에서 저인플레에 기댄 통화정책 운용의 '여유'를 내비쳤다.

옐런은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구사하면서 시중에 풀린 자금이 모두 4조4천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면서 이것이 '더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10년대 말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연준이 양적완화를 시작하기 전 시중에 푼 자금이 1조 달러가 채 안 됐음을 상기시켰다.

옐런은 회견에서 유로 지역 저인플레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유로 지역의 저조한 성장과 낮은 인플레가 세계경제 위험 요소의 하나"라면서 "유로권이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번 FOMC에서 금리 '점도표(dot plot)'가 상향 조정된 점을 주목했다. 연준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이 점치는 금리 추세를 종합해 중간치로 표시한다.

새 점도표에 의하면 내년 말 기본 금리는 1.375%, 2016년 말에는 2.875%로 각각 관측됐다. 2017년은 3.75%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점도표보다 내년에 0.25%포인트, 2016년에는 0.325%포인트 각각 상향 조정된 것이다.

로이터는 점도표 상향 조정은 연준이 일단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인상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라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의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연방기금 선물 금리가 내년 말에 0.745%와 2016년 말에는 1.85%로 나타나는 것과 크게 다르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RBC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에릭 라스셀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차이가 "충격"이라면서 "새로운 `중립 금리'가 정착되려면 몇 년이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립 금리란 경기 부양도 자금 회수도 필요치 않은 적정 수준의 통화 정책을 말하는 것으로, 금융위기 이후의 이른바 '뉴 노멀'에서는 이전보다 낮춰 잡아야 한다는 견해가 확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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