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베저스, IT 거물들의 우주 경쟁 불붙다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43)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50).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을뿐만 아니라 기술 분야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비저너리(비전을 제시하는 인물)로 꼽히는 이 두 사람이 우주 개발 사업에서도 경쟁을 벌인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베저스가 세운 우주 사업체 '블루 오리진 유한책임회사'는 보잉과 록히드 마틴의 합작 기업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해 로켓 엔진을 개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 두 회사는 2016년부터 전면적으로 엔진 테스트를 실시하고 2019년에 첫 비행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는 현재 모든 미국 군사위성의 발사를 책임지고 있다.

베저스는 이날 워싱턴 컬럼비아특별구(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세기형 부스터 엔진을 만들 때가 왔다"며 블루 오리진이 개발중인 'BE-4' 엔진의 설계, 생산, 조립, 시험 등이 100% 미국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BE-4 엔진의 개발자금은 이미 전액 확보돼 있으며 지금까지 3년간 개발작업이 이뤄져 왔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로켓 개발은 서두른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개발 작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머스크가 세운 우주사업체 '스페이스엑스'(스페이스 엑스플로레이션 테크놀로지스 주식회사)는 보잉과 함께 총 68억 달러(7조400억원) 규모의 '우주 택시' 사업을 미국 정부로부터 따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보잉과 스페이스엑스에 각각 42억 달러, 26억 달러의 연방 예산을 주고 유인 우주비행이 가능한 로켓을 만들기로 했다.

이 우주선은 2017년 첫 비행을 할 계획이다.

이는 NASA가 2011년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킨 후 처음 미국이 만드는 유인우주선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위성 발사에 러시아제 RD-180 미사일 엔진을 주로 이용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러시아와의 갈등이 증폭됨에 따라 미국 자체에서 대체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NASA는 현재 러시아측에 1인당 7천만 달러를 주고 소유스 로켓에 우주인을 태워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고 있다.

또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는 러시아제 RD-180 엔진을 탑재한 애틀러스 V 로켓을 써서 일부 위성 발사를 하고 있다.

미국이 현장에서 쓰이는 로켓 기술에서 러시아에 100% 의존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만약 베저스의 블루 오리진이 BE-4를 개발한다면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가 이 엔진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제 BE-4가 개발된다고 해서 기존 러시아제 RD-180 엔진이 곧바로 퇴출되는 것은 아니고,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의 차세대 로켓들에 BE-4가 탑재된다.

블룸버그의 백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베저스와 머스크는 재산이 각각 300억 달러, 123억 달러로, 전세계 제21위와 제93위의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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