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당청 회동이 오전에 갑자기 결정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청 회동 직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늘 아침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박 대통령이 오후 4시에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자고 한다는 연락을 받고 (청와대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통상 당청 회동이 일정 기간을 앞두고 예정되는 것과 달리, 이번 만남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직전에 급하게 잡힌 것임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를 만나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심각한 국면이고 이 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국회 협력이 절실하다"면서 "아침 국무회의에서 말한대로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 합의가 바람직하지만 삼권분립과 사법체계 근간을 훼손해선 안된다"는 말을 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여야 원내대표 2차 합의안대로 통과시킬 것을 주문하는 등 초강경 발언을 쏟아낸 데 이어 당 지도부의 만남을 통해 이른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날 회동의 성격을 '대통령의 호소'였다고 규정지었다. 어려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에 협조 요청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청와대로부터 당이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을 입장이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5개월 이상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세월호 정국을 야당의 대혼란을 틈타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여권 총공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회동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날 박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은 동시다발적으로 국회 정상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껏 공식석상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거론하며 본회의 처리를 압박했고, 정 의장은 정기국회 의사 일정을 직권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