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붙는 전작권 전환…무기한 연기 가능성도 제기

아군 역량과 북한 전력 고려해 전환 시기 유동적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를 재조정하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전작권 환수 조건을 달아 시기를 유동적으로 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전작권 전환이 당초 예상된 2020년대 초가 아닌 그 뒤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양국 국방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을 위해 전환의 조건과 시기에 대해 올해 10월 SCM(한미안보협의회)에서 최종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제6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를 열고 전작권 전환시기를 조율했다.

또, 앞서 지난 4월에 열린 5차 KIDD에서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능력', '지휘, 통신 등 한국군의 군사운용능력' 등을 전환 시기의 평가 기준으로 정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SCM 공동발표문에 전작권 전환의 시기가 명시되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명시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명시 방법에 관한 것은 한미가 더 협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김 대변인의 설명처럼 전작권 시기를 명시 하더라도 그 시기를 또 다시 변경할 수 있는 '조건'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는 그동안 '조건에 기반한 전환'을 전작권 전환의 원칙으로 제시해 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조건에 기반한 전환'이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우리 군의 역량, 그리고 핵무기를 포함한 북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전작권 재전환 시기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공격 징후를 포착해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가 완성되는 2020년대 초로 예상됐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는 등 북한의 상황이 유동적이다.

다시 말해 우리 군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역량을 갖게 된다 하더라도 핵무기 등 비대칭 전력 보강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의 상황에 따라 전작권 전환 시기가 또 다시 변경되거나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의 킬체인과 KAMD가 완성되더라도 북한의 비대칭 전력이 2020년에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10월 SCM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정하더라도 이같은 조건에 따라 시기가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 예산 삭감으로 전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측이 전작권 재연기를 명목으로 방위비분담금을 우리 측이 더 부담할 것을 요구하거나 사드(THADD) 등 첨단 무기 도입을 압박하는 등의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전작권 전환이 계속 연기되면서 현존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역량 강화가 또 다시 지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 역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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