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한 사하구에서도 초등학생 3명이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실이 관계기관에 의해 발견됐는데, 이들 기관의 대응은 앞서 사상구의 사례와는 차이가 있었다.
지난 7월 말 부산 사하구의 한 주택. 문을 열자마자 퀴퀴한 냄새와 함께 빨래가 되지 않은 옷가지와 설거지거리가 수북이 쌓여있다.
초등학생인 세 남매가 지내는 안방의 상황은 더욱 눈을 뜨고 보기 어렵다.
아이들의 가방이 옷가지와 음식물 쓰레기 사이에 놓여 있고 언제 세탁했는지 알 수 없는 이불 위에 빈 음료수 병과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사하경찰서 여성보호계 오균택 계장은 "의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고 빨래, 설거지는 물론 화장실 청소도 안 돼 있었다"며 "한눈에 보기에도 불결한 환경으로 아이들이 자라기는 부적합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4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아동 방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장 현장을 방문했다.
이어 구청과 아동보호센터 등 관련 기관과 대책 회의를 거친 뒤 세 남매의 어머니인 A(32.여) 씨에 대한 심리상담과 주거지 환경 개선 활동을 통해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갔다.
부산 아동보호센터의 한 관계자는 "A씨가 환경 개선과 자녀 양육에 대한 의지가 강해 격리보다는 모자원에서 함께 지내며 개선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관리가 가능한 모자원에 지내면서 심리적, 사회적 치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5살 난 아이의 방치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늑장대응에 나선 데 이어, 아이와 엄마를 격리조치 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 지은 사상구 아동 방임 사례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경찰과 관계 기관은 A 씨에 대한 지속적인 심리 상담 등을 통해 자녀를 정상적인 환경에서 키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