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예선 F조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국제무대에 자주 등장하지 않아 경기력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북한은 F조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 중국을 상대로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스위스에서 활약하는 해외파 공격수 박광룡(바두츠)이 소속 팀 일정으로 팀 합류가 늦어진 가운데 개인기와 조직력 싸움에서 중국을 압도했다.
4-4-2 전술을 활용한 북한은 경기 초반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간결한 공수 간격 유지와 약속된 패스 플레이를 앞세운 북한의 기세에 밀린 중국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북한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서현욱이 상대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고 나서 반대편으로 달려든 심현진에게 공을 내줬고, 심현진은 공을 향해 달려온 스피드를 실어 때린 슈팅으로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중국 골키퍼의 손에 맞고 공의 방향이 약간 굴절됐지만 워낙 슈팅이 강력해 그대로 골대 안으로 공이 향했다.
선제골 이후 완벽하게 경기를 주도한 북한은 후반 2분 다시 한 번 중거리 슛으로 다시 한 번 중국의 골 망을 흔들었다. 왼쪽 측면부터 자로 잰 듯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 문전까지 공을 가져간 북한은 서경진이 골대 구석을 향해 낮게 깔아 찬 슈팅으로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북한의 골 폭풍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12분에는 상대 문전으로 드리블 돌파하던 서경진이 상대 수비수 사이로 정확한 침투 패스를 성공했고, 이 공을 받은 리혁철이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이른 시간에 3골이나 내준 중국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교체 카드를 활용했지만 오히려 북한에 네 번째 골을 내주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조별리그 최대 라이벌 중국을 가볍게 꺾은 북한은 18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파키스탄을 상대로 조별리그 2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