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박병호지만 대표팀과 인연은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바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4번 타자로 말이다. 게다가 첫 국가대표임에도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박병호는 15일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등학교 때 이후 처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는데 유니폼을 지급 받는 순간 감격스러웠고, 책임감도 느꼈다"면서 "첫 대표팀이지만 주장 역할도 맡았다. 모두 힘을 합쳐 국민들이 원하는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출사표를 전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임창용(삼성), 봉중근(LG) 등 베테랑들이 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박병호에게 주장 자리를 맡겼다. 한국 최고의 타자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류중일 감독은 "나이 많은 임창용과 봉중근도 있지만, 나는 투수에게 주장을 안 시킨다"면서 "타자 중 누가 좋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 강민호(롯데), 강정호(넥센)도 있었다. 그런데 왜 박병호를 주장으로 결정했냐면 야구를 너무 잘 해서다. 조금 있으면 홈런 50개를 칠 것 같은데 그 기를 선수들에게 주면 좋지 않을까 해서 박병호를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도 "감독님 말씀대로 선수들이 좋은 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멋쩍게 웃은 뒤 "주장이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니 책임감과 자신감이 있다. 선배, 후배 사이에서 중간 역할만 잘 하면 금메달을 위해 다들 잘 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총 13명의 군미필 선수가 참가한다. 이미 군복무를 마친 박병호가 예전 이승엽(삼성)처럼 합법적인 병역 브로커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박병호는 "사실 군대라는 것이 스트레스다. 그 선수들도 최선을 다할 거라 생각한다"면서 "군대를 갔다 왔다고 해서 미필 선수들을 위해 금메달을 딴다는 마음보다 국민들이 원하고, 나라를 위해 뛰겠다는 마음이다. 온 국민이 행복할 수 있고, 원하는 금메달을 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첫 국가대표에 주장, 그리고 4번 타자까지.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박병호는 담담하다. 3년째 넥센의 4번 타자로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덕분. 최근 타격감도 좋다.
박병호는 "올스타전 이후로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었다. 휴식도 잘 취해 타격감이 좋은 상태"라면서 "국가대표에서도 중심 타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 계속 넥센의 4번 타자라고 컨트롤을 해왔기에 중심 타자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