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개월, 특별법은 장기표류하고 여야는…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세월호 참사 발생 5개월이 되지만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장기표류하고 있고 안전한 나라를 만든다며 앞다퉈 발표했던 정부조직법 개정 등 대책들 역시 발이 묶이긴 마찬가지다.

여야 협상대표들은 15일에는 아예 만나지도 못했고 국회의장이 16일 의장단과 여야 지도부의 연석회의를 추진해 국회 정상화를 당부할 예정이지만 야당사정때문에 이것도 성사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16일이면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포함한 무고한 우리국민 3백 4명이 진도앞바다에서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 발생 5개월이 된다.

사고 직후 청와대와 정치권은 우리 사회의 적폐를 뿌리 뽑아 안전한 나라로 개조하겠다는 약속을 앞다퉈 쏟아냈지만 지금까지 된 일은 거의 없다.

가장 핵심이 되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마련을 위한 여와 야, 유가족 등의 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진상조사 위원회에 유가족 3명을 포함시키는 1차 합의안을 이끌어낸데 이어 지난달에는 특별검사 추천위원 여당몫 2명을 야당과 유가족 사전동의하에 추천한다는 2차 합의안을 만들었지만 유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답답해진 여당이 이번에는 직접 유가족과의 대화에 나섰지만 더 큰 벽에 부딪혔다.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3차례에 걸쳐 면담을 가졌지만 유족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2차 합의안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여당-유가족 대화는 맥이 끊겼다.

지난주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두 번 만나면서 탈출구 마련을 시도했지만 평행선은 마찬가지였다.

새누리당은 박영선 대표가 온전한 협상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합의안을 유가족들이나 당내에서 추인할 수 있는지를 따져 이런 것이 전제돼야 재-재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이에따라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주말 유가족들을 만났지만 뾰족한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공개와 비공개 2회에 거쳐 만나 최종 조율을 시도했던 두 원내대표는 14일에는 결국 아예 만날 일정도 잡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14일에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결단하라고 요구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촉구한다"면서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유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부디 동참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책임 있는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급해진 여당은 세월호법과 민생법안의 분리처리를 주장하지만 의사봉을 쥔 정의화 국회의장은 요지부동이라 고민이 쌓이고 있다.

최형두 국회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정의화 의장은 특별법 합의 가능성이 멀지않고 또 시급하게 타결지어야 하는 만큼 15일 본회의는 여야의 입장을 함께 살펴서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여당 단독 국회를 개최할 경우 야당의 비난과 반발이 이어지면 국회의 장기파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정 의장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추진한 15일 단독 본회의 요구를 일축하고 대신 이날 의장단과 여야 수뇌부 연석회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대부에서 박영선 국민공감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퇴진요구가 있따라 나온데 이어 박 원내대표가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맞서면서 당 내홍이 극으로 치닫고 있어 이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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