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타고 해맞이.요트대회 가는 단체장들

김문수.이완구.박준영 전 지사 등...정청래 의원 "전용헬기처럼 이용"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황진환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신년인사회, 요트대회 개막식 등에 참석하느라 긴급한 상황에 이용해야 할 소방헬기를 수십차례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현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맹우 전 울산시장,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도 해맞이, 박람회 등 도내 행사에 소방헬기를 타고 이동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앞장서야할 고위 공직자들의 안전불감증이 도가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의원(국회 안전행정위 소속)이 소방방재청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김 전 지사는 2009년 이후 올해 퇴임 전 까지 안전.재난예방과 무관한 업무에 소방헬기를 30여차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지사는 앞서 2008년도에 소방헬기를 타고 국회 출판기념회 등에 참석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런 행태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김 전 지사는 2009년 1월 부천과 안성 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를 참석하기 위해 소방헬기를 이용했다. 같은 해 3월에는 미산골프장 관련 기자회견장을, 4월엔 미사리 등 자전거도로 현장을 찾는데 역시 소방헬기를 탔다.


같은 해 6월에는 세계요트대회 개막식과 폐막식 뿐아니라 외신기자 간담회를 가는데도 소방헬기를 이용했다.

뷰티디자인엑스포 개막식,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포천 아트밸리 개장식 등에도 소방헬기가 동원됐다.

2010년에도 영상미디어센터 개소식, 경춘선 개통식 등에 소방헬기를 타고 참석했다. 다음해에는 구석기 축제, 세계 유기농 대회 등 행사장을 가는데 소방헬기를 이용했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 역시 2009년 꽃박람회 개막.폐막식과 전국지방지 기자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소방헬기를 탔다. 2010년과 2011년에도 4대강 공사 현장시찰과 내포신도시 등을 둘러보는데 소방헬기를 이용했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해맞이 행사에 참석하거나 이를 지원하는데 소방헬기를 해마다 이용했다.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20여차례 긴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방헬기를 타고 이동했다.

2009년에는 승마대회 참석, 전남 제주간 업무협약식, 장애인체육대회 참석 등을 위해, 2010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방문, 나로호 발사 참관, 청소년 우주센터 개원식 등에 이용했다.

2012년에는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연석회의와 경기도 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워크숍에 소방헬기를 타고 참석했고, 지난해에도 전국 바둑대회와 신안불볼락 축제 참석, F1경기장 현장시찰하는데 이용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독도호 행정선 진수식, 독도주민숙소 완공행사, 독도 워크숍, 대통령 독도방문 영접, 독도 표지석 제막식 등 독도 관련행사에 주로 소방헬기를 이용했다.

현재 소방헬기는 전국적으로 27대에 불과하며, 서울과 경기에만 3대가 있고 나머지 지역은 1~2대만 보유하고 있다.

소방헬기는 인명구조 및 화재진압 또는 긴급한 행정업무 등에 우선순위에 따라 배치.운영하도록 돼 있다.

정청래 의원은 "지자체장들이 소방헬기를 전용헬기처럼 타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본분을 망각한 행위"라며 "긴급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자체장이 소방헬기를 이용하면 결국 국민의 안전보장에 차질을 빚는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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