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집트, IS·테러 대응 공조…협력강화 움직임

원조 중단으로 소원해진 양국 관계 개선될지 주목

미국과 이집트 양국이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테러 문제에 관해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미국의 일시적 군사 원조 중단으로 다소 소원해진 양국 관계가 다소 개선될지 주목된다.

미국이 IS 공습에 대한 지지를 먼저 요청하자 이집트가 이를 흔쾌히 승낙한 형국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동하고 IS에 대한 미국의 공습 확대 지지를 요청했다.


이에 이집트는 미국을 지지하기로 약속했고 양국은 시리아, 이라크, 팔레스타인, 리비아 등 중동 현안을 논의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함께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슬람 세계의 문화 중심지인 이집트는 중동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즘과 맞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치켜세웠다.

케리 장관은 또 이슬람 수니파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알아즈하르 이집트 최고 종교기관으부터 IS 격퇴 전략에 대한 지지를 재차 확인받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의 이러한 행보는 IS에 대한 공습 작전에서 아랍권 최다 인구 보유국인 이집트의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집트로서도 지금 시점에서 미국을 지지하는 게 유리한 점이 적지 않다.

이집트는 현재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펼치는 중이어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그간 미국과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해 미국 군사 원조의 전면 회복은 물론 경제적 지원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쇼크리 외무장관은 케리의 발언에 아랍권에서 벌어지는 테러리즘과 싸우는 데 협력할 것이라며 미국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엘시시 주도 아래 군부가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이집트 전역에서 벌어진 군경의 시위대 무력진압, 무르시 지지자 집단 사형 판결, 알자지라 기자 구금 등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 왔다.

미국의 이러한 태도에 이집트는 내심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양국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게다가 엘시시는 자신의 당선이 확실한 이집트 대선 전후로 미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으면서 러시아를 두 차례나 찾아가면서 대미 관계에 변화 조짐마저 일었다.

미국도 무르시 축출 이후 이집트에 매년 지급해 오던 15억 달러 상당의 원조를 중단했다가 지난 6월 이 가운데 5억7천200만 달러를 다시 지원키로 한 바 있다. 이에 이집트는 미국에 나머지 원조 부분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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