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전 의장은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원주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 A 씨의 신체를 함부로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골프장 측은 12일 "전날 오전 8시 30분 박 전 국회 의장을 포함한 남자 2명과 여자 2명이 라운딩을 시작했고 9번째 홀에서 라운딩을 함께 A 씨가 캐디 마스터에게 교체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골프장 측은 "교체 요청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문변호사를 통해 A 씨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A 씨 동료들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만난 B 씨는 "어제 '동료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골프장 전체에 퍼졌다"며 "제대로 된 경찰 조사가 이뤄져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희태 전 의장은 사건 당일 밤 A 씨를 다시 만나는 등 수습을 적극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12일 오후 3시 30분쯤 원주경찰서를 찾아 피해신고를 접수했고, 피해자 진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박 전 의장 성추행 혐의에 대해 본격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박희태 전 의장은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 전 의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거고 '예쁜데 총각들 조심해라' 이런 얘기를 해줬다"며 "당사자는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장은 또 "예쁘다 정도로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터치) 한 것"이라며 "내가 딸만 둘이다, 딸을 보면 귀여워서 애정의 표시를 남다르게 하는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희태 전 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명박 정부 말기 특별사면을 받은 박 전 의장은 지난 1월 논란 끝에 상임고문으로 새누리당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