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전력[015760]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배출권 거래제 1차 시행기간인 내년부터 2017년까지 주택 1가구당 전기요금 부담은 9천360원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되면 각 발전사들은 정부가 제시한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준수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을 높이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인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량 이하로 내리려면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이나 발전효율 향상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발전사들은 배출권을 구매한다. 그리고 그 비용 일부를 전기요금 인상으로 메워야 하는 실정이다.
한전은 정부 발표대로 이산화탄소 1t당 1만원을 기준으로 배출권이 거래된다고 가정하고 전기요금 상승률을 계산했다. 발전사가 배출 가능한 온실가스 할당량은 3년간 7억438만 KAU(Korean Allowance Unit)로 잡았다.
KAU는 우리나라의 영문 배출권 명칭으로, 1 KAU를 온실가스 배출량 단위로 환산할 때 1 CO2t이 된다.
발전사들이 이 조건에 맞추도록 하려면 내년부터 2017년까지 전기요금을 2.6% 올려야 하며, 이 기간에 1가구당 전기요금 부담액이 9천360원 늘어난다는 게 한전의 예상이다. 매년 1가구당 전기요금을 3천원 정도씩 더 내야 하는 셈이다.
물론 여러가지 정책 변수에 따라 전기요금 추가 부담액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한전은 강조했다.
정부는 11일 발전사가 3년간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할당량을 당초 예상치인 7억438만 KAU보다 많은 7억3천85만 KAU로 발표했다. 발전사로서는 다소나마 여유가 생긴 셈이다.
따라서 배출권 거래제 시행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률도 3년간 2.6%에서 2%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2년이나 지난해보다 원전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렇게 되면 발전사들이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야 하는 부담도 적어지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내년의 경우, 배출권 거래제 도입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이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렇더라도 결국에는 배출권 거래제가 전기요금 인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이 의원은 "발전사들이 배출권 구매 비용을 전기요금 인상으로 보전할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필요 이상의 비용을 전기요금에 전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