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한 금액(건수)은 이 제도가 도입된 2008년 407억원(4만7천건)에서 매년 급증하며 지난해 2조6천225억원(152만1천건)에 이르렀다.
이는 유동성 부족을 겪는 납세 의무자가 해마다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이 부족한 기업·개인 납세자가 카드로 세금을 내면 신용공여기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금을 납기 안에 내지 못할 때 부과되는 3%의 가산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납세자가 국세를 신용카드로 내면 세금의 1%를 국세 납부 대행기관은 각 카드사에 '신용카드 국세납부 대행 수수료'로 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카드 국세납부 대행 수수료는 2008년 6억원, 2009년 33억원, 2010년 101억원, 2011년 156억원, 2012년 225억원, 2013년 262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납세자가 부담한 카드납부 대행 수수료는 약 6년 동안 783억원에 이르렀다.
반면, 같은 세금이지만 자동차세나 취·등록세 등의 지방세는 신용카드로 낼 때 별도의 수수료가 없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세기본법을 개정해 현행 1천만원인 국세 카드납부 한도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국세 카드 수수료 문제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박 의원은 "현금유동성이 부족한 납세자가 세금을 제때 내려고 사실상 연이자 12%의 대출을 받는 꼴"이라며 "지방세처럼 국세 신용카드 납부에 따른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거나 수수료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결제금액과 관계없이 단일 요율을 적용하는 업무대행 수수료 체계를 세금납부 액수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세청은 2008년 10월부터 납세자의 세금 납부 편의를 위해 신용카드를 이용한 국세 납부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에는 건별 200만원 이상을 대상으로 했으며, 납부 세액의 1.5%의 대행 수수료를 내야 했다. 수수료는 이후 몇 차례 개정을 거쳐 1.0%로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