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저소득 흡연자에겐 세금폭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윤성호 기자)
이번 담뱃값 인상 계획으로 물가가 오르고, 특히 흡연자들의 세금 부담이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대략 한 갑에 2,500원인 담뱃값이 내년에 4,500원으로 오르면, 소비자 물가는 0.6% 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올해는 물가 상승률이 1%대를 유지하는 저물가 국면이라 물가가 0.6% 올라도 큰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내년에 기상이변이나 국제정세 급변으로 농축산물이나 석유류 가격이 급등할 경우에는 인상된 담뱃값이 물가 불안을 가중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체 소비자가 지는 부담도 부담이지만, 이번 담뱃값 인상은 특히 흡연자들에게는 세부담을 2배 이상 지우는 세금폭탄이나 다름없다. 현재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을 사는 흡연자는 한 갑당 1,550원의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담뱃값이 인상되면 세금이 3,318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게다가 이번에 담뱃값에 개별소비세까지 신설돼, 담배에 붙는 세목은 더욱 많아졌다. 물가 연동에 따라 담뱃값이 오를수록 종가세인 개별소비세도 계속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득수준이 낮은 흡연자일수록 상대적으로 세금부담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을 매기는 이른바, 역진성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담뱃값 인상안이 통과되면 2조8천억원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걸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간접세를 통해, 저소득 흡연자들의 세부담을 너무 높여놨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