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 최악 홍수…더딘 구조에 주민 분노 커져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 접경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에서 1주일 넘게 이어진 폭우와 홍수로 450명이 넘는 주민이 숨진 가운데 더딘 구조 활동에 주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에서는 주민들이 구조 헬기에 돌을 던지겠다고 위협하거나 구조요원을 폭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인도 NDTV는 10일 구호물자를 실은 공군 헬기 4대가 주도 스리나가르의 주지사 관저에 착륙하려다 주민들의 투석 위협에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정치인이나 관광객만을 우선 구조하고 있다는 것이 분노한 주민들의 주장이었다.

보트를 타고 구조활동을 하던 국가위기대응국의 요원 2명도 주민들에게 몽둥이로 맞아 한 명이 부상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군에서 마련한 대피소에서 물이 빠지기만 기다리던 주민 살림 나비는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주 정부를 왜 뽑았는지 의문"이라며 AFP 통신에 분통을 터뜨렸다.

오마르 압둘라 주 총리는 "주민들의 분노를 이해한다"면서 "현재 상황은 지난 100년간 (이 지역에서) 벌어지지 않은 일이기에 대비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압둘라 주 총리는 많은 주민이 정부의 대피 요구에도 홍수 위험을 가볍게 여기고 대피하지 않았다며 주민들을 탓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폭우에 젤룸 강이 범람하면서 지금까지 200여명이 숨졌다.

특히 스리나가르는 도시 60∼70%가 물에 잠겨 주민 60만여명이 4일째 3층 이상 건물이나 지붕에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9일부터 비가 그치고 구조활동이 본격화하면서 8만명 이상 주민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지만 아직도 상당수 지역에는 구조용 보트조차 닿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250여명이 숨진 파키스탄에서는 펀자브 주를 흐르는 첸나브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방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군을 동원해 첸나브 강 범람에 영향을 받을 60만∼100만명의 주민 대피 작업에 나서는 한편 강물이 도심을 지나지 않도록 폭탄으로 물길을 돌리려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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