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셴코 대통령 "우크라 배치 러시아군 70% 철수"

내각회의서 밝혀…"휴전 얼마나 지속될진 아무도 몰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로 투입했던 군대의 약 70%를 철수했다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RBK 우크라이나' 등에 따르면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확대 내각회의를 주재하면서 자국 정보 당국의 보고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정보가 앞서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다자회담에서 합의된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 및 평화 조치 실현에 좋은 전망을 제시하는 희망적 징후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그동안 수천 명의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진입해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같은 주장을 줄기차게 반박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적이 없다고 항변해왔다.

포로셴코는 이날 회의에서 휴전 체제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휴전 체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반군 진압 작전을 벌여온 동부 지역의 정규군 및 내무군 부대 등을 이동 배치하고 있으며 최근 징집령을 통해 소집된 군인들을 그곳으로 파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군부대 재배치는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효율적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반군은 정부가 휴전 기간을 새로운 군사작전을 위한 군부대 재배치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폴란드를 비롯한 외국 출신 용병들을 제1선으로 내세우고 정규군 병사들을 그 뒤로 배치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어 민스크 합의에 따라 다음 주에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일부 지역의 자치권 허용과 관련한 법안을 의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이 조치는 해당 지역에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의 특수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영토 통합성 문제에선 어떤 양보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로셴코는 이밖에 러시아와의 국경 지역에 옛 소련 시절 핀란드가 건설했던 '마너하임 방어선'과 유사한 현대적 방어 시설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마너하임 방어선은 1920~30년대 핀란드가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국경 지역에 설치했던 약 130km 길이의 대규모 방어시설이다.

앞서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약 6개월에 걸쳐 러시아와의 국경에 제대로 된 방어 시설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어 시설 구축에는 약 40억 달러(약 4조1천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대테러작전본부 공보실은 이날 이미 정부군이 장악 중인 러시아와의 국경 지역에서 방어 시설 구축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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