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약속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경기다 고양시 MVL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esky0830@cbs.co.kr)
"좋은 팀과 함께 하면 성공하기가 더 쉬운 법이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60) 감독.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을 낙점한 이유로 한국 축구에 대한 헌신적인 자세와 배려를 꼽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추석 당일인 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오후 8시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를 관전한다. 공식 임기는 10월부터 시작되나 슈틸리케 감독은 두 눈으로 직접 주요 선수들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헌신적인 자세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 킨텍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장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나의 첫 번째 과제는 며칠 뒤 집으로 돌아가 짐을 싸서 빨리 한국으로 복귀해 K리그나 13세 이하 선수들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을 향한 열정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이 실제로 유능한 감독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려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1980년대 말 스위스,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감독을 맡은 바 있지만 이렇다 할 대회에 출전한 경력은 없고 클럽에서도 눈에 띌만한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좋은 팀과 함께 하면 성공하기가 더 쉬운 법"이라고 일축하면서 "아무리 좋은 감독이라고 해도 1부에서 2부로 강등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선수들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트디부아르를 맡아 대륙별 대회에 나갔고 독일의 18세 이하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필립 람과 같은 선수와 함께 유럽선수권 2위까지 했다. 변명은 아니지만 감독을 1개 대회, 한 팀에서의 결과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의 사회자가 인터뷰 종료를 알리는 순간 슈틸리케 감독은 마지막 한 마디를 전하고 싶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나는 잘 알고있다. 외국인 지도자가 새로 오면 보통 편견을 갖는다. 나쁜 예로 어떤 지도자는 돈이나 본인의 명예 때문에 다른 나라로 간다. 나는 매경기 이긴다는 약속을 하지는 못한다. 열심히 일하고 내 경험을 토대로 좋은 결과를 안겨주겠다는 것만큼은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