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인권단체 영국인 직원 2명 구금 확인

"국내법 위반 여부 조사 중"

카타르 정부가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시설 공사에 동원된 이주 노동자들의 실태를 조사하던 인권단체의 영국인 직원 2명의 구금 사실을 확인했다고 AP와 AFP 등 주요 외신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전날 오후 늦게 관영 뉴스통신 QNA가 전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이 어떤 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외무부는 "영국인 2명에 대한 구금과 조사는 헌법에 명시된 인권 존중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도하 주재 영국 대사관 관계자가 영사 면담을 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글로벌인권개발네트워크(GNRD)는 이에 앞선 지난 3일 영국 국적의 직원 크리쉬나 우파드야야(52)와 기미르 군데브(36)가 도하에서 경찰에 쫓기고 있다는 연락을 취한 뒤 지난달 31일 실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7일부터 GNRD 소속으로 카타르 월드컵 시설 공사에 동원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동 실태를 조사해 왔다.

우파드야야는 영국 대사관 관계자를 통해 가족들에게 "나는 잘 있고 곧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우리 서류 작업과 관련된 문제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유치한 카타르는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여러 인권단체로부터 축구 경기장을 비롯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 왔다.

유엔 인권위원회도 지난 5월 카타르에 외국인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동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카타르는 전체 인구 200만 명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88%나 되는 등 세계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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