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 경고·주의받은 휴게소, 배짱영업 이유는?

'수요예측 실패' 도로공사의 원죄…지적 쏟아내도 안먹혀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수질 부적합 등으로 수십차례 경고를 받고도 멀쩡히 영업을 하는 휴게소가 있다. 해당 휴게소는 오히려 "매출부진으로 적자가 커졌다"며 도로공사를 상대로 시설물 인수요청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확정승소 판결을 받았다.

도대체 도로공사가 하나의 휴게소에 이렇게 끌려다니며 수모를 당하게 된 사연은 뭘까.

◈ 화재보험 미가입, 수질 부적합 등 30차례 지적


8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실에 따르면, 익산포항 고속도로에 있는 영천 휴게소(포항)는 도로공사가 운영서비스를 평가한 결과,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연속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이에 5년 단위 종합평가도 5등급이었다.

맞은편의 같은 이름의 영천휴게소(대구)도 같은 기간 종합평가 5등급을 맞았다.

이들 휴게소들은 이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동안 5등급을 각각 두 차례와 3차례를 받았다. 사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영천(대구) 휴게소는 지금까지 주의 5건과 시정 3건, 경고 8건 등 모두 16건의 지적을 받았고, 다른 영천(포항) 휴게소도 주의 3건, 시정 2건, 경고 9건 등 총 14건의 지적을 받았다.

지적된 내용은 다양하다. 2009년과 2010년에는 화재보험 미가입으로 나란히 경고를 받았고, 2011년과 2012년에는 수질검사 부적합 판정으로 각각 경고를 받았다. 영천(포항)은 부적합한 물로 음식을 만들다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두 곳 모두 협력업체에 대금지급을 제때 하지 않아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밖에도 시설물 개선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원산지표시를 위반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용객에게 피해를 줄수 있는 이런 무더기 지적에도 두 휴게소의 영업을 막을 뾰족한 방법은 없다.

민자로 지어진 이들 휴게소 운영은 자동차엔진 부품 제조업을 하는 삼성공조의 자회사인 삼성유통이 맡고 있다.

◈ 수요예측 실패…도로공사 되레 소송서 패해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우선 이들 휴게소가 이렇게 버틸수 있는 것은 까다로운 계약해지 요건때문이다.

도로공사가 직접 건설해 분양하는 일반 임대 휴게소는 최초 계약 5년 중 2년차 이후 5등급을 2번 받으면 중도계약해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민자 휴게소는 종합평가 등급(5개년도 평균)결과 5등급 2회이상인 경우 계약을 해지할수 있게 돼 있다. 종합평가 등급은 5년 간의 평균이기 때문에 계약이후 10년 간은 계속 버틸수가 있다.

그렇지만 이들 휴게소가 '배짱 영업'을 할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잘못된 수요예측이다.

2005년 개통한 이후 1년간은 실제 교통량은 예측교통량의 46.1%에 불과했고, 몇년간 이 수준을 넘지 못했다. 개통 8년째인 2013년 기준으로도 57%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휴게소는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로공사의 지적사항에 대해 제대로 따르지 않았고, 급기야 2012년 11월에는 도로공사를 상대로 시설물 인수요청 소송을 제기했다.

민자 휴게소를 짓는 대신 이를 운영해 수익을 내려했지만, 실제 교통량이 턱없이 부족해 적자가 누적됐다는 이유에서다. 소송결과 1심은 공사가 승소했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는 협약을 해지하고 휴게소를 도로공사가 되사라고 판결했다.

현재 양측은 휴게소 인수대금을 놓고 법정 다툼을 계속하고 있지만, 도로공사가 100억원대를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소송이 계속되는 가운데 피해는 휴게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수요예측이 잘못된 고속도로가 즐비하다는 점이다.

2013년 현재 실제교통량이 예측교통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곳(2001년 이후 개통 노선)은 고창담양 고속도로 장선~담양 구간(20%), 익산포항고속도로 익산~장수(23%),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김천(48%), 서울양양 고속도로 춘천~동홍천(42%), 순천완주 고속도로(47%), 남해도속도로 영암~순천(28%), 중부내륙소속도로 여주~양평(10%) 등 8곳에 달한다. 20곳 가운데 실제교통량이 예측량의 100%를 넘는 곳은 단 두곳 뿐이다.

이찬열 의원은 "교통량 예측에 대한 문제점은 매년 국감마다 지적되는 현안으로 조속히 평가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 민자 휴게소 자격 요건도 강화해 음식점 경험도 필수 항목으로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