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은 소니와 페블 등이었지만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기어'시리즈이고, LG전자도 구글과 협업해 G워치 시리즈를 내면서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양사는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전자제품 전시회 IFA에서 '기어
S'와 'G워치R'를 동시에 내놓았다.
한데 양사가 스마트 손목시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미묘하게 달라 소비자의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인 이영희 부사장은 기어S에 대해 "시계가 아니라 스마트 기기(디바이스)"라고 규정했다.
손목에 차는 시계의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손목시계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스마트 기기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로서는 이 제품이 단순한 시계라기보다는 스마트 기기로 인식될수록 더 유리한 상황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첫 스마트 손목시계인 갤럭시 기어가 만 하루정도 버티는 배터리를 갖고도 출시를 강행한 이유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원래 전통적인 시계는 정확한 시간을 알려준다는 믿음과 오랜시간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고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이 미덕인 제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그보다는 첨단 기술력에 더 방점을 뒀기 때문에 매일 충전하는 제품이라도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삼성전자가 이번 기어S에 통화 기능을 부여하는 등 점차 기능을 늘려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다.
반면 LG전자 관계자는 현장에서 G워치R에 대해 "스마트 기기라기보다는 '리얼 워치(진짜 시계)'를 표방했다"고 언급했다.
G워치R이 일반적인 시계에 부합하는 둥근 디자인을 하고 나온 것이나 음성 기능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LG전자로서는 스마트 기기 소비자를 무리하게 스마트 손목시계로 끌어오기보다는 일반적인 시계를 장착하던 사람이 자연스럽게 G워치R을 선택했을 때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LG전자가 평소에는 꺼져 있다가 제품을 구동할 때 켜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제품을 켜놓을 수 있는 '올웨이즈온(Always On)' 기능이 G워치R에 있다고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늘 정확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믿음을 소비자에게 줌으로써 진짜 시계처럼 기능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손목시계 시장은 올해 700만대 규모에서 2017년까지 5천500만대 이상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극명하게 대비되는 관점하에 출시된 삼성과 LG전자의 스마트워치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