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노년의 알바인가?

50대 이상 보험사기 매년 늘어

##60살 김 모 여인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4년여동안 3년 가까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실제로 아픈 것이 아니라 보험금을 노린 꾀병입원이었다. 33회에 걸쳐 무려 912일 동안 입원해 보험금 1억 3,700만원을 받아냈다.

##71살 이 모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의 별장에 불을 질렀다. 화재 보험금 1억 3천만원을 노려 스스로 불을 지른 것이다. 이 씨는 화재 발생 2개월전 보상한도를 변경한 것을 의심한 보험사의 수사 의뢰로 경찰에 입건됐다.

##70대 김 모 여인은 지난 1995년 사망한 오빠가 생존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며 오빠의 연금보험료 1,400만원을 부당하게 타냈다가 적발됐다.

(이미지비트 제공)
노인층이 가담하는 보험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10대와 20대의 보험사기는 꾸준히 감소한 반면 5,60대의 보험사기는 증가하고 있다. 1,20대의 경우 올 상반기 보험사기 가담자 수는 6,205명으로 지난 2012년 같은 기간의 6,868명보다 9.7% 줄었다. 반면 5,60대는 13,480명으로 3년전 11,319명보다 무려 19.1%나 증가했다.


연령대별 보험범죄 구성비율도 50대는 지난 2012년 상반기 22.3%에서 올해 24.9%로 증가했고 60대 6.0%→8.2%, 70대 1.0%→1.5%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10대를 제외한 20~40대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 윤종욱 보험조사국 팀장은 "최근 경기가 부진하면서 생활이 어려운 고령층이 보험사기에 가담하고 있다"며 "주로 과도한 입원을 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고령층들이 손목치기 등 단순한 교통사고를 빙자해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이었으나 차량용 블랙박스 등의 보급으로 이같은 수법이 여의치 않자 장기입원 등의 수법으로 바뀌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장기입원에 관대한 '노인요양병원'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설계사들의 보험범죄 가담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현직 설계사들의 가담율은 무려 34%나 감소했지만 '퇴직' 설계사들의 가담은 줄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퇴직한 설계사들의 경우 보험처리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데다 유지해야 할 보험은 살아 있어서 보험범죄의 유혹에 빠져 들기 쉽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는 대다수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사회범죄"라며 "검경 등과 협조해 보험사기를 근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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