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5일(한국 시각) 양대 리그 MVP에 대한 가상 투표를 실시해 기사로 냈다. 실제 MVP 투표를 하는 전미야구기자협회(the 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의 대표들이 아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MLB.com 기자 31명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com), 야후, 팬그래프스 등 전문가 9명 등 총 40명이다. 여기에는 LA 다저스를 30년 가까이 담당한 켄 거닉 MLB.com 기자,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 등이 포함됐다.
MLB.com은 "실제 투표가 이뤄지는 오는 29일 정규리그 최종일이 아닌 시즌을 3주 반 정도 남긴 현 시점에서 투표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를 물었다"고 전제했다. 이어 "현 멤버들 중 실제 투표하는 기자는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결과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현재 야구계의 동향을 알려주면서 실제 투표자들에게 참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쇼, 1위표 13장…스탠튼, 22장으로 1위
관심을 끄는 NL에서는 일단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이 가상의 MVP 투표 1위였다. 스탠튼은 22명에게 1위 표를 받아 13표의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제쳤다.
스탠튼은 4일 현재 MLB 전체 홈런(36개)과 타점(102개), 출루율(4할2리) 1위를 질주 중이다. 볼넷(90개)은 물론 장타율(5할6푼6리), 출루율을 더한 OPS는 NL 1위다. 전통적으로 홈런 타자가 받는 MVP의 기준에 부합하는 수치다.
다만 스탠튼은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점이 걸린다. 마이애미는 4일까지 67승71패, 승률 4할8푼6리로 NL 동부지구 3위다. 1995년 이후 19번 투표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5번 있었다. 팀 성적이 아무래도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커쇼는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쉰 것이 걸림돌이다. MLB 다승(17승3패), ERA(1.70)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다른 팀 1선발보다 6경기 정도 덜 나온 것이 감점 요인이다. 그만큼 팀 공헌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투수는 사이영상이 따로 있으니 MVP는 야수가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매일같이 경기하는 필드 플레이어가 5일 만에 한번씩 나오는 선발보다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NL에서 투수 MVP는 지난 1968년 밥 깁슨 이후 없다. 커쇼가 수상한다면 무려 46년 만이다.
팀 성적을 고려한다면 커쇼가 유리하나 아니라면 스탠튼이 유력하다. 이외 밀워키 돌풍의 주인공 조나단 루크로이는 3표, 지난해 MVP 앤드루 맥커친은 1표를 받았다.
▲AL 트라웃 독무대, 2전 3기 끝에 MVP 유력
상대적으로 AL은 쉽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가 강력한 후보다.
이번 모의 투표에서 트라웃은 1위 표 35장을 쓸어담았다. 시애틀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주포 로빈슨 카노는 각각 2표, 1표를 얻었다. 이외도 호세 아브레유(시카고 화이트삭스), 빅터 마르티네스(디트로이트)가 1표씩을 얻었다.
사실상 트라웃의 독무대다. 올해 트라웃은 개인 한 시즌 최다인 31홈런, 98타점을 기록 중이다. AL 홈런 4위에 타점 2위다. 여기에 넓은 수비 범위까지 손색이 없다. 도루가 13개로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MVP를 예약했다.
트라웃은 사실 최근 2년 동안 아쉽게 MVP 투표에서 2위에 그쳤다. 2012년 타율 3할2푼6리, 30홈런, 83타점, 49도루로 신인왕에 올랐지만 타율(.330), 홈런(44개), 타점(139개) 등 타격 3관왕에 오른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에 밀렸다. 이듬해도 마찬가지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는 카브레라가 주춤한 틈을 타 MVP 2전 3기를 노린다. MLB.com은 "도루가 좀 줄긴 했으나 파워가 그만큼 갖춰졌다"며 트라웃의 MVP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어 "에르난데스와 카노는 같은 팀이라 표가 분산될 수 있고, 아브레유는 역시 소속팀의 성적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아브레유는 AL 홈런 3위(33개), 타점 1위(99개)지만 화이트삭스는 AL 중부지구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