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소권 부여, 헌법에 어긋나지 않아
- '통상적'인 사건도 아니니 수사권 부여도 가능
- '국가개조'가 필요하다는 평가는 매우 적절
- 여당과 정부, 대통령을 여왕처럼 대하는 것 아닌가
- 특정사건으로 한정시켜 덮고 넘어가려는 것 같아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9월 4일 (목)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경환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
◇ 정관용> 세월호 특별법,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족대책위원회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 이것이 포함된 특별법을 요구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법치에 어긋난다’ 반대 입장을 또 굽히지 않고 있고요. 원로 법학자의 견해를 듣기 위해서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내셨던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이십니다. 안경환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안경환>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142일째인데 특별법 제정 아직 안 됐고요. 여야가 두 번 합의했지만 또 유족들이 반대하면서 또 어그러지고. 지금 어디서도 돌파구를 찾기 힘든 그런 상황인데, 지금의 상황 보시는 심경부터 좀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 안경환> 아유, 뭐. 저기... 답답함을 넘어서서 좀 참담하죠.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 정관용> 법학자분을 모신 이유는 법적으로 조금 따져볼 대목부터 짚어보기 위해서인데요.
◆ 안경환> 네.
◇ 정관용>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 들어가야 한다. 그건 법치주의다.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 어느 쪽 말이 맞습니까?
◆ 안경환> 그거 일도양단적으로 내려야한다면 기본적으로 헌법은 기소권 또는 수사권을 특정 기관에 독점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현 정부에서. 기본적으로 우리 국가의 사법 또는 준사법 조직인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거기에서 떼어서 다른 데에 줄 수도 있거든요. 수사권의 예도 이미 보면 경찰 말고도 수사권을 가진 특정한 기관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관세청이나 기타 여러 가지. 그리고 또 기소권 같은 것은 기본적으로 검찰이 가지고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통상의 사건에서처럼 그렇게 검찰이 움직이기 힘들 경우를 대비해서 여러 가지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있죠. 예를 들면 우리가 지난번에 제정한 특별검사 임명에 관련된 법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도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안경환> 그래서 어떤 근거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경찰과 검찰에 독점시키는 것은 절대로 헌법이 보장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게 보통이다, 일반적인 원칙이다 이거죠.
◇ 정관용> 통상의 경우는 그렇다, 이런 얘기고.
◆ 안경환> 네, 통상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 정관용> 특별한 경우는 다른 기관에도 줄 수 있다, 이거고?
◆ 안경환> 당연히 그렇죠. 왜냐하면 헌법의 기본 정신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안경환> 그래서 구체적인 사건에서의 국민의 기본권, 이 부분을 제대로 보장하기 어렵다할 경우는 다른 방법의 수사와 기소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죠. 이게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서 말하면 우리가 늘 그 부분에서 가장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의 예도 보면 연방 사건 같은 경우는 기소권 자체를 검사가 못 가지거든요.
◇ 정관용> 그러면 누가 가져요?
◆ 안경환> 국민이 가집니다. 그 대배심이라는 게 기소배심입니다.
◇ 정관용> 아, 네.
◆ 안경환> 그런 예가 있습니다. 그건 옛날부터 어디에서나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공소권·기소권을 검찰이 독점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건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고 대단히 방어적인 논리고요. 그리고 그건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법치주의에 경직되어 있는 사람들의 구태의연한 방어논리일 뿐입니다.
◇ 정관용> 또 이런 주장을 폅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는 민간인들이다, 민간인들한테 수사권을 줄 수 없다. 이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 안경환> 그게 이제 그것 하나만 떼놓고 보면 그런 말이 될 수 있죠. 그러나 통상적인 사건이 아니고요. 이 경우에 국가 공조직에 의해서 이 부분을 움직이기 어려운 부분은 민간의 참여가 당연히 필요할 수 있죠. 예를 들어서 이 사건의 본질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가령, 거기 관련되어 있는 유족들을 단순히 특정한 사건에서 피해자로만 보느냐. 가령 살인사건에 있어서의 피해자다, 뭐 이런 식으로 그렇게 되면 그 사람에게 수사권을 주는 것은 옳지가 않죠. 그건 상례에 어긋난 거죠. 다만 이 경우를, 이 사건을 그냥 통상적인 사건이 아니고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가 원인이 돼서 드러난 거라면요.
◇ 정관용> 네.
◆ 안경환> 그 사건이라면 이 특별법을 만들자는 정신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기본적으로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과 거기에 대한 사고의 대응과 관련된 진상규명과 그것을 통해서 재발방지하자는 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물론이죠.
◆ 안경환>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처벌이나 피해 보상은 부차적인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이 문제를 그 유족들을 단순히 사고를 당한 유족들로 한정시키느냐, 아니면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 국민 누구라도 그것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그래서 그 관련된 피해자는 우리 국민 전체 일부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집단이라고 보게 되면요.
◇ 정관용> 네.
◆ 안경환> 이런 부분은 그렇게 그런 논리가 통하지 않죠. 이 사건을 얼마큼 가볍게 여기느냐 또는 무겁게 여기느냐에 따라서 생각의 관점이 다를 겁니다. 제 생각은 이 사건은 하나의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고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오랜 동안의 문제점, 말하자면 관과 민의 밀착 문제, 안전 불감증, 그다음 기업윤리 문제 이것이 총체적으로 관련 돼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규명하려고 원인을 규명하고 진상조사를 하려고 그러면요. 통상의 법체계, 수사체계 가지고 어렵다고 보는 것이 국민정서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법제도는 그 정신을 받으면 그 법을 만드는 것은 생각의 차이지 법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 사건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라고. 두 가지 종류로, 하나의 특정한 사건의 피해자냐 그렇지 않으면 총체적 문제냐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도 이 사건의 성격 규정은 총체적인 문제로 규정하셨으니까 국가개조까지 말씀하셨던 것 아닐까요?
◆ 안경환> 그렇죠, 네. 그 점은 아주 적절한 평가였죠, 이 사건을 보시는 시각이나, 그러면 거기에 맞는 대응책이 나와줘야 되겠죠.
◇ 정관용> 그런데 이제 새누리당은 뭐 통상적인 법과 좀 다르다라고 해서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요. 또 하나 민간인에게 수사권 줄 수 없다, 이것을 좀 넘어서서 이번에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면 거기는 유가족분들이 추천하는 진상조사위원들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 안경환> 네, 그렇게 되면요.
◇ 정관용> 바로 그런 사람들은 사실상 피해자와 동일한 사람인데 ‘피해자가 자력 구제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은 어떻게 보세요?
◆ 안경환> 그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죠. (웃음) 왜냐하면 아까 말씀대로 진상조사위원회가 직접적인 수사권을 가지려고 그러면 법적인 근거를 주면 가질 수가 있고요. 아까 얘기대로 저쪽에서 미국의 연방 대배심 마찬가지고, 그 경우에 수사권을 주면 가질 수도 있고 기소권을 주면 가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아마도 수사권에 그 과정에서 참여하는 것이지 그중에 독점적으로 주자는 게 아니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네.
◆ 안경환> 그러면 구성하는 데서, 그 위원회 구성에서 적정한 국가기관과 그리고 민간 참여가 이루어진다 그러면요. 그걸 가지고 무슨 위반이라고 보는 것은 저는 대단히 궁색한 방어논리이고 진상규명을 좀 안 했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적당한 수준에서 막았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식의 옹색한 방어책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절충안으로 거론되어 왔던 것이 특별검사제를 동원하면 되는 것 아니냐.
◆ 안경환> 네.
◇ 정관용> 그게 기존 법체계 안에 있는 것이니까 말이죠.
◆ 안경환> 네.
◇ 정관용> 이것도 절충안이 될 수는 있겠죠, 다만 그 특별검사를 지금 유족들은 아마 명시적이지는 않습니다만 유족들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특별검사가 임명되어야 한다라고 하는 그런 마지노선 같은 게 있으신 것 같은데, 그런 정도의 절충안은 어떻게 보십니까?
◆ 안경환> 가능하죠. 그런데 이제 지금 문제는, 지금 현재 이 특별검사제도의 문제점이 다만 수사기간이 너무 짧아요, 그렇죠?
◇ 정관용> 네.
◆ 안경환> 60일이 기본이고 그러니까 연장하면 90일이니까 석 달 안에 과연 이 총체적인 문제가 다 그렇게 규명이 되겠느냐라는 그런 아쉬움, 두려움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바로 가능한 얘기죠.
◇ 정관용> 그것도 또 이번 특별법에서는 수사기간 같은 것을 더 연장한 것을 명시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 안경환> 그렇습니다. 네.
◇ 정관용> 그러니까...
◆ 안경환> 그러니까요, 충분히 가능한 얘기죠.
◇ 정관용> 절충안이 만들어진다면 바로 그 특별검사를 누가 어떤 식으로 임명하느냐 또 특별검사의 수사기간은 어떻게 하느냐, 이런 데서 좀 머리를 맞대고 얘기하면 가능하실 것 같죠?
◆ 안경환> 되죠. 이런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근본적으로 국민이, 국민의 일부가 가진 의구심이 과연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 지에 대한 처음에 바로 총체적인 문제로 보셨는데, 그 이후에 이 부분을 겪으니까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당연히 받아야 될 행정부와 그리고 그걸 참조해서 입법으로 만들어야 될 여당이 성의를 잘 안 보이고 있다. 그 부분은 분명히 무언가 방어책일지 전략일지 모른다 또는 진실을 다 파헤치기 싫다 뭐 이런 식의 생각이, 의구심이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거든요. 그러니까 아마도 그래서 대통령을 만나자는 것도 이렇게 막고 하는 것도 그런 부분도 이제... 물론 대통령은 불쑥불쑥 아무나 뭐 언제나 만나야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 심리 속에서는 그런 게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고 제가 이런 비유는 참 하기 싫지만 여기 여당이나 이 정부에서, 청와대나 박 대통령을 모시는 태도가 마치 옛날 왕조시대의 여왕을 보호하는 신하들의 자세 같은 느낌이 든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대통령이 함부로 나서는 게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책을 가지고 나서 이제 생각을 하는데 그 해결책은 진상을 전부 규명해서 낱낱이 관련된 모든 부분을 밝히고 거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서 좀 인색하지 않느냐. 그래서 위치를 다른 데로 돌려서 이것에서 다른 쪽으로 돌려서 국민의 관심을 끌고 이 사건을 특정한 사건으로 한정시켜버려서 덮고 넘어가지 않겠느냐라는 그런 생각이 있는지 하는 의구심을 주고 있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안경환> 그 점은 좀 풀어야 될 겁니다.
◇ 정관용> 그 의구심 떨쳐버리려면 ‘좀 더 유연한 자세로 임하라’ 이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경환> 네.
◇ 정관용>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안경환 명예교수의 말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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