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4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 홈 경기에서 연장 14회 끝에 5-8로 졌다. 시리즈 1승2패는 물론 올해 워싱턴과 승부를 2승4패로 마무리했다.
잇따라 승기를 걷어찬 다저스였다. 7회 저스턴 터너의 2점 홈런으로 앞선 다저스는 9회 마무리 켄리 잰슨이 동점 홈런에 이어 역전까지 허용해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9회말 투아웃에서 상대 우익수 제이슨 워스의 실책으로 동점에 성공, 기사회생했다.
연장으로 이어진 승부에서는 연달아 끝내기 기회가 찾아왔다. 10, 11회말 1사 만루였다. 느린 땅볼이나 희생타 1개면 벤치에서 박차고 나올 기세였다. 그러나 삼진 3개와 내야 뜬공으로 기회가 무산됐다.
12회는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워싱턴 애덤 라로시의 2타점 적시타로 끌려간 다저스는 12회말 2사 1루에서 칼 크로퍼드의 극적인 동점 2점포가 터졌다. 그러나 연장 14회초 라로시의 결승 땅볼을 내준 데 이어 쐐기 2점 홈런까지 맞고 고개를 떨궜다.
▲NL 1위, 강적 피해 WS 진출 가능성 높아
다저스는 NL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SF)와 격차를 늘릴 기회도 날렸다. 다행히 이날 SF도 콜로라도에 2-9로 져 2경기 승차가 유지된 데 가슴을 쓸어내렸다.
무엇보다 NL 승률 1위를 다투는 팀에 당해 아쉬움이 크다.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78승62패로 승률 5할5푼7리를 기록했다. 동부지구 1위 워싱턴은 79승59패, 승률 5할7푼2리로 NL 전체 1위를 질주했다. 다저스와는 2경기 차다.
NL 승률 1위는 포스트시즌에서 이점이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승자와 디비전시리즈(DS)를 치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NL 동부, 중부, 서부지구 우승팀 외 가장 승률이 좋은 두 팀이 맞붙는다. 내일이 없는 단판승부라 1선발을 투입해야 한다. NL 승률 1위는 1선발을 소모한 팀과 맞붙어 그만큼 유리하다.
만약 다저스가 NL 승률 1위를 뺏긴다면 중부지구 1위와 DS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세인트루이스(STL)다. 최근 밀워키를 밀어낸 STL은 이날 피츠버그를 1-0으로 누르며 5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STL은 전통적인 가을야구의 강자다. 지난 201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STL은 지난해도 준우승을 거뒀다. 특히 다저스는 지난해 NL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2승4패로 밀렸던 아픈 기억이 있다. 될 수 있으면 피해가야 할 상대다.
만약 다저스가 NL 승률 1위를 차지하면 STL을 일단 피할 수 있다. DS에서 와일드카드를 만난 뒤 워싱턴과 STL 중 힘을 빼고 올라올 상대와 챔피언십 시리즈를 치를 수 있다. 훨씬 더 수월한 길이다.
다저스는 연봉 총액 2억4000만 달러(약 2500억 원)가 넘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팀이다. 당연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과연 다저스가 26년 년만의 비원을 이룰 수 있을까. 그 시작은 NL 승률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