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규제개혁' 졸속입법…택시업계 반발

국토부, 11∼15인승 승합차 운전자 알선 허용키로

국토교통부가 규제개혁 작업이 부진하다는 대통령의 질타에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려 했던 '렌터카 운전자 알선 확대'를 서둘러 입법했다가 택시업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국토부는 렌터카 회사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승합차를 빌린 사람에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장애인이나 외국인 같이 직접 운전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렌터카 업체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

렌터카 운전자 알선 확대는 렌터카 업체의 건의에 따른 것으로 지난 3월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안건에 있었지만 택시업계가 반발하자 국토부는 중장기 과제로 미뤄놓은 바 있다.

렌터카업계와 택시업계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문제지만 국토부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택시업계를 설득하기보다 통상 60일인 입법예고 기간을 15일로 단축해 조속한 규제개혁 과제 이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는 '11인승 이하 15인승 이하' 차량으로 운전자 알선 범위를 정해 택시, 전세버스 등 기존 업계와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일에는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기사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집회를 열어 "렌터카 불법운행으로 택시산업이 고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렌터카 운전자 알선이 확대되면 전국에 300여대 있는 7∼9인승 대형택시가 직접적 타격을 입게 되고 주로 봉고차로 여러 명을 합승시켜 장거리 운행하는 이른바 '나라시' 같은 불법영업이 더욱 성행할 것이라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이양덕 부장은 "택시업계가 대형택시 같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는데 렌터카 운전자 알선이 이뤄지면 타격이 클 것"이라면서 "불법영업이 판을 쳐 택시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지홍 국토부 신교통개발과장은 "2012년 추진했다가 업계 반대로 접은 적이 있다"면서 "11∼15인승은 업자가 존재하지 않아 이용자 선택권에 제약이 있다"고 렌터카 운전자 알선 확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택시업계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한편 불법 택시영업 신고포상제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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