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 실종자가족에 비하면 차라리 행복한 것
- 국회의장 중재 거절, 전혀 예상 못한 반전
-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이러는 것 아냐
- 오로지 진상규명이 과정이 시작되길 희망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9월 3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유경근 (세월호 대책위 대변인)
◇ 정관용>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이 4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고향에 계신 친지들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는 분들 많으실 텐데 이런 요즘, 더욱 쓸쓸해지는 분들이 바로 세월호 사고 가족들입니다. 추석에도 특별법 촉구를 위해서 농성장을 지키겠다고 뜻을 밝히고 있는데요.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원회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추석은 다가옵니다만 세월호 특별법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죠? 가장 쓸쓸한 명절을 보내게 될 우리 이웃,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유경근 대변인 연결합니다. 유 대변인, 나와 계시죠?
◆ 유경근>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금은 어디서 농성하고 계십니까?
◆ 유경근> 지금은 저는 계속 청운동에 있습니다.
◇ 정관용> 청운동?
◆ 유경근> 네.
◇ 정관용> 계속 그냥 길바닥에 계신 거예요, 어디 실내에 지금 들어가 계신 겁니까?
◆ 유경근> 아니, 들어가 있을 수 있는 실내는 없고요. 주민센터 앞에 비닐로 천막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비닐 천막 안에. 추석이 곧 다가온다, 이런 거 느껴지세요?
◆ 유경근> 글쎄요, 저희는 누차 얘기했지만 4월 16일이 어제 같고요. 오늘도 여전히 4월 16일이고 추석 같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여유는 없습니다.
◇ 정관용> 글쎄요. 며칠 있으면 추석이다, 이런 생각도 안 드실 것 같아요?
◆ 유경근> 네, 네.
◇ 정관용> 다른 분들도 다 이심전심 다 똑같은 마음이겠죠?
◆ 유경근> 네, 그렇죠. 뭐... 모두가 다 올해는 추석이 없으니까요. 앞으로도 또 예전과 같은 추석은 올 수가 없고요.
◇ 정관용> 네. 추석 기간에도 계속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저희가 듣고 있는데 맞습니까?
◆ 유경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계속 그러면 장소는….
◆ 유경근> 청운동, 광화문 모두 추석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일이 잘 진행될 때까지 지키고 있을 생각입니다.
◇ 정관용> 청운동, 광화문, 국회에?
◆ 유경근> 네.
◇ 정관용> 진도 팽목항에 지금 남아계신 실종자 가족분들 소식 좀 듣고 계시죠?
◆ 유경근> 네, 아…뭐 추석을 앞둬서 그런 건지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구조에 대한 어떤 관심이나 열의가 떨어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미 알려진 대로 급식도 지금 정상적으로 운영이 안 됐고요. 그때의 기타 여러 가지 지원이나 자원봉사도 추석이기 때문에 안 되고 심지어는 구조하는 잠수사들도 추석 때에는 몇 분이 빠지시기도 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 정관용> 참…다들 쓸쓸해하시지만 진도에 계신 분들 더 힘드시겠군요.
◆ 유경근> 네, 그분들 생각을 하면 사실 저희는 어떻게 보면 그분들에 비해서는 많이 행복하다고 이렇게까지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그분들의 심정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죠. 저희도 다 이해를 못한다고밖에 얘기를….
◇ 정관용> 자, 어제는 국민서명이 담긴 용지를 청와대 전달하려고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삼보일배 하시지 않았습니까?
◆ 유경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경찰들이 막아서 100m도 못 갔다고요? 어제 상황을 좀 전해주시면?
◆ 유경근> 네, 어제 1시부터 기자회견을 하고 바로 국민서명을 총 25개의 상자에 나눠서 담아서 가족들이 삼보일배를 하면서 청와대까지 가려고 했는데 세종대왕상 바로 앞에서 막혔으니까 거의 100m도 못 갔죠.
◇ 정관용> 네.
◆ 유경근> 그 상태에서 뭐 4시간 넘게, 4시간 16분 동안 저희가 제자리 삼보일배를 했고요. 결국 돌아온 답은 '안 된다, 되더라도 유가족 몇 명만 따로 들어와라' 이런 식으로만 연락이 왔고요. 결국 이 국민들의 서명을 받을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저희들은 결론을 내리고 4시간 16분 만에 삼보일배를 중단했습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총 몇 명의 서명을 받으셨나요?
◆ 유경근> 어제 전달하려고 했던 것까지 해서 총 485만 명입니다.
◇ 정관용> 485만 명?
◆ 유경근> 네.
◇ 정관용> 새누리당하고 세 차례 만나시지 않았습니까?
◆ 유경근> 네.
◇ 정관용> 그 세 차례 만날 때 새누리당에서 일단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 이건 안 된다, 대신에 대안으로 뭔가를 제시한 게 있었나요? 아니면 대안으로 내놓은 게 아직은 전혀 없었습니까?
◆ 유경근> 대안이 없고요. 기존의 여야 재합의안을 저희한테 받아들여야 한다고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일부 보도에 의하면 여당이 추천하게 되는 2명, 그 특검추천위원 말이죠.
◆ 유경근> 네.
◇ 정관용> 그 2명의 추천권을 가족대책위원회에 주겠다라는 그런 대안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도가 됐었는데 그런데 실제 만남에서는 그런 얘기가 전혀 없었습니까?
◆ 유경근> 전혀 그런 내용 나온 적이 없고 첫 만남부터 그저께, 세 번째 만남 때까지 전혀 우리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라고 하는 말씀만 되풀이 하셨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 새누리당하고는 만날 약속이나 계획도 아직은 없는 상태죠?
◆ 유경근> 네, 지금 전혀 없습니다.
◇ 정관용> 물밑 협상 제안도 아직 없습니까?
◆ 유경근> 네. 저희는 단 한 번도 물밑에서 하는, 뒤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합의를 보거나 이런 적은 전혀 없습니다.
◇ 정관용> 만약 새누리당에서 또 다시 면담 제안해온다면 만나실 건가요?
◆ 유경근> 네, 당연히 저희들은 항상 원했던 게 대화였기 때문에 만나는데 이제 문제는 대화를 다시 시작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과연 그 대화를 통해서 과연 얼마나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갈 것이냐, 이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뭔가 생산적인 안을 가지고 좀 만나자고 해 달라, 이 말씀군요.
◆ 유경근> 네.
◇ 정관용>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의장에 세월호 특별법 해결을 위해서 중재에 나섰는데 새누리당은 그걸 또 거부했거든요,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 유경근> 그것도 참 저희로서는 전혀 그렇게 나오리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었고요. 글쎄요, 이런 게 정확한 판단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결국은 '삼권분립' 이런 것들도 그동안 저희한테 많이 얘기를 하셨었는데 결국 입법은 국회에서 하는 것이다, 왜 자꾸 청와대의 얘기를 하느냐 이렇게도 말씀하셨는데 바로 그 입법부의 수장께서 직접 중재를 하시겠다고 하셨는데, 그거를 여당에서 거부를 했다는 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었죠.
◇ 정관용> 새누리당의 이완구 대표는 ‘유족이 제안해야 만나지, 먼저 만나자고 제안을 어떻게 하느냐’ 이런 발언을 했는데.
◆ 유경근> 네.
◇ 정관용> 조금 아까 유경근 대변인 말씀은 유족은 계속 만나자고 제안해 둔 상태인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 유경근> 저희가 지난번 3차 회의에 먼저 일어나기는 했습니다마는 그 일어난 이유가 대화를 하려고 그러면 서로 대화하려는 자세가 일단 좋아야 하죠. 그다음에 그 대화하는 내용이 나와야 되는데 1차, 2차는 서로간의 어떤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고 그러면 그리고 또 여당에서는 많이 상당 부분 불신이 해소됐다, 오해가 사라졌다 이런 평가도 스스로 내리고 있는데 그렇다고 그러면 적어도 세 번째 만날 때에는 좀 진전된 안이나 또는 이전과는 다른 준비나 자세를 가지고 나와야 되는데 그런 것을 전혀 볼 수가 없고요. 오히려 3차 만남을 앞두고서 며칠 동안 저희들을 상당히 많이 불편하게 하고 자극하는 그러한 말과 행동들이 있었거든요. 그런 것들을 저희들은 만남이 시작되면서 정말 그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이고 생각인지를 확인을 안 할 수가 없었고요. 그것을 이제 여쭤봤을 때 분명한 답이 ‘전혀 여지가 없다, 원칙에 우리는 충실하게 한 거다’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이 자리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 듣고 뭔가 그리고 그렇게 하는 자리지 뭘 협상을 하고 결정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이런 취지로까지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러면 저희 가족들로서는 굳이 이 대화를 지속해야 될 의미가 없다고 판단을 했었습니다.
◇ 정관용> 그 며칠 자극하고 불편하게 했던 그런 발언들이 어떤 것들이죠?
◆ 유경근> 우선 김재원 수석께서 몇 차례에 걸쳐서 ‘전혀 양보할 것이 없다, 더 줄 것이 없다’ 이런 말들을 강하게 표현을 하셨었고요. 또 그런 말뿐이 아니라 이완구 대표 같은 분께서는 배후설 같은 것도 이야기를 하시면서 저희들이 특정 단체나 사람들의 의견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이끌려 가는 것처럼 영향을 받는 것처럼 이렇게 또 말씀을 하시면서 저희 가족들을 모독을 하셨고요. 그리고 특히 가족들 간의 어떤 분열이 있는 것과 같은 그런 뉘앙스의 이야기들을 참 많이 해 주셨어요. 그 일반인 대 유가족과의 관계라든가 아니면 우리…같은 단원고 희생자 가족들 사이에서도 다른 의견을 가진 부모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것들도 많이 흘리셨고요. 그러면서 또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선생님에 대한 신원확인을 새누리당 국회의원께서 요청도 하셨고 이런 것들이죠. 이거는 대화를 앞둔 상태에서 충분히 오해하거나 의혹을 살만한 일들인데 이런 것들이 반복돼서 일어나는 거죠.
◇ 정관용> 자, 이제 그러면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다시 협상해야 되겠죠?
◆ 유경근> 네, 저희는 그러기를 당연히 바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양당 다 아직 협상에 나서겠다, 그런 움직임은 없는 상태예요.
◆ 유경근> 네, 저희가 직접 연락을 받은 것은 아직 없습니다.
◇ 정관용> 지금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 계신 이유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 때문에 아니겠습니까?
◆ 유경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일부 언론에 추석 전에 면담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라는 보도들이 나오는데 혹시 청와대 쪽으로부터 메시지나 언질을 받으신 건 없나요?
◆ 유경근> 네, 전혀 없습니다. 저희가 면담 신청을 그동안 몇 차례 여기 와서 했었고 심지어는 문자메시지로도 여러 차례 수석에게 메시지도 보내놨고 그러는데 일절 어느 곳도 답이 온 곳은 없습니다.
◇ 정관용> 박 대통령께 이 방송을 통해서 말씀하신다면?
◆ 유경근> 저희가 여기에 와 있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국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그러면 대통령께서 약속을 해 주셨던 진상규명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시겠다던 약속 또 언제든지 얘기할 게 있으면 오라고 하셨던 그 약속, 그 약속 때문에 왔거든요. 저희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라고 온 게 아니고 바로 이러한 과정을 앞장서서 채근도 해 주시고 격려도 해 주시고 지원도 해 주셔서 하루빨리 이 진상규명의 과정이 시작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온 겁니다. 이런 마음을 좀 들어주시고 나서셔서 좀 진실된 힘을 보여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정관용> 지금 상황으로써는 추석 전에 세월호 특별법이 극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입니다. 상당히 장기화될 것 같은데…. 참, 답답하시죠? 심정이.
◆ 유경근> 네, 당연히 답답합니다만 그러나 순조롭지 않은 과정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예상을 했었고. 저희는 될 때까지, 끝까지 우리 아이들만 바라보면서 어긋나지 않도록 그렇게 해나갈 생각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는 분명히 또 상당수의 분들이 이제는 세월호 이야기 좀 그만하고 경제 살리기, 민생 문제 이것 먼저 또 분리해서 처리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니냐. 이런 의견 가지신 분들 상당수가 계시거든요. 그런 국민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하신다면?
◆ 유경근>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제가 좀 찾아봤습니다만 사실 민생법안이라고 하는 내용들을 보니까 민생과 별로 관련이 없는 것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좀 뭉뚱그려서 민생법안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하여튼 그건 나중 문제로 치더라도 이것은 결국 피해가 당리당략을 내세우지 않고 여야 없이 정말 일치단결해서 이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있었다고 그러면 벌써부터 이미 특별법은 만들어졌을 거고 진상규명은 들어갔을 겁니다. 특히 저희가 처음부터 요청을 했던 우리 유가족들과 함께 대화하면서 풀어가자고 했던 그 방식을 여당에서 받아주셨더라면 이미 저희도 흔쾌히 합의안이 나왔을 거라고 분명히 확신을 합니다. 바로 그런 과정들에 있어서 서로의 진심 어린 자세, 태도를 보여주시기를 바라고요. 그럴 때에 국민들께서 피로감을 느끼시지 않도록 신속한 일 진행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요, 고맙습니다.
◆ 유경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세월호 참사 가족위대책 유경근 대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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