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이 승부수를 띄웠다. 과연 이동욱의 말처럼 '아이언맨'은 한국형 히어로 드라마의 시초가 될 수 있을까.
이동욱은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아이언맨'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에 제목을 봤을 땐 이 제목을 한국에서 써도 되나 의문을 가졌다. 그런데 대본을 읽고 나니 왜 '아이언맨'으로 제목을 정했는지 알겠더라"면서 "대본 보니까 재미있었고 욕심이 났다. 이런 캐릭터 언제 해볼까 싶기도 하고, 시청자들을 설득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자신의 배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극 중 이동욱은 성격만 빼면 완벽한 게임 회사 CEO 주홍빈 역을 맡았다. 극 중 홍빈은 내면의 상처와 분노로 인해 몸에 칼이 돋아나게 된다.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히어로 역할을 맡게 된 소감도 말했다.
그는 "'아이언맨'은 한국형 히어로물의 시초 같은 느낌이다. 김규완 작가님이 처음 기획할 때 상처 받은 사람들이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도였다"며 "몸에서 칼이 돋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을 할 것 같다. (주홍빈이) 한국형 히어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스파이더맨은 거미에 물리고, 배트맨은 자신의 재력 때문에 히어로가 됐는데 주홍빈은 마음 속의 상처와 한(恨)으로 히어로가 됐으니 얼마나 한국적이냐"고 덧붙였다.
김용수 PD의 생각도 이동욱과 맥을 같이 했다. 김 PD는 특히 힐링과 로맨틱 코미디를 '아이언맨'의 연출 포인트로 꼽았다.
김 PD는 "몸에 칼이 돋는 것으로 상처를 표현하는 방식에 드라마의 정체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기본적으로는 로맨틱 코미디고, 힐링에 포인트를 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김규완 작가의 기획 의도 역시 사회 속에서 상처 받은 사람들에 대한 위안과 치유에 있었다.
김 PD는 "작가의 기획 의도도 세월호 사건 등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밝고 유쾌한 드라마로 위안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갖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홍빈(이동욱 분)을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는 손세동 역의 신세경 역시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목표인 것 같다"고 의견을 보탰다.
사람의 몸에 칼이 돋는 판타지적 설정인 만큼, 자연스러운 장면을 위한 연기자와 제작진의 노력도 상당하다.
이동욱은 칼 모양의 철물이 달린 수트를 직접 입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 처음엔 칼 38개를 하나하나 나사로 조여 매달아 수트 착용 시간만 2시간이 걸렸지만 노하우가 생겨 서서히 시간이 단축되고 있다.
그는 "수트를 입고 6~10시간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온 몸이 조여 시간이 지날수록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몸통에 깁스를 한 느낌"이라면서 "몸에서 나오는 칼의 느낌을 위해 최대한 몸에 밀착된 형태로 제작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PD는 자칫하면 어색할 수 있는 판타지적 연출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엄격한 잣대를 내세웠다.
김 PD는 "특수효과의 문제가 우려가 크다. 드라마가 들어오자마자 칼이 어떻게, 어떤 모양과 방식으로 돋아날 것인가가 고민이었다"며 "잘해야 된다는 생각 하고 있고, 여러 가지 형태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 가지 원칙은 엉성하면 방송에 내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이동욱도 "첫 티저 영상에서 벽 타고 올라가는 장면을 PD님이 서너차례 다시 해오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제작진의 고충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