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나카가키 가쓰히사(中垣克久, 70)씨의 조형 작품 '시대의 초상'이 오는 10월15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베를린 중심부에 있는 갤러리 '무라타와 친구들'에서 전시된다고 소개했다.
이 작품은 대나무를 사용해 이글루와 비슷한 형상으로 만든 1.5m 높이의 조형물이다. 원래 이 작품의 표면에는 '헌법 9조를 지키고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어리석음을 인정하고, 현 정권의 우경화를 저지하자'는 등 글귀를 적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
나카가키씨는 지난 2월 도쿄도(都)미술관에서 열린 현대일본조각작가전에 이 작품을 출품했다가 미술관 측으로부터 철거 요구를 받았다. "정치적 선전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미술관 측이 밝힌 이유였다.
나카가키씨는 처음엔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반발했지만, 미술관 측이 전시회 중지 및 내년도 이후의 시설 사용 불허 가능성 등을 경고하며 압박하자 결국 아베 정권 비판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떼어낸 채 전시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하지만 다가오는 베를린 전시에서는 작품이 원작의 모습 그대로 전시된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나카가키씨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정비밀보호법(국가 기밀을 누설한 공무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법률)이 제정됐고, 집단 자위권 행사용인이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됐다"며 "해외의 사람들이 일본의 위험한 공기를 느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