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후보, DJ때 검증? 어불성설"

-보수 편향 인사에 검증시간도 부족
-교학사 교과서, 문창극 옹호 등 우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방송통신위원회가 어제 서울대 이인호 명예교수를 KBS 이사로 추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지금 KBS 안팎에서 거세게 반발하며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KBS 새노조 측은 '제2의 문창극이 KBS에 들어오는 셈이다'라면서 절대 반대를 하는 입장을 밝혔고, 여기에다가 민족문제 연구소까지 나서서 '극우 세력의 언론장악은 망국의 전조'라는 논평을 내놨습니다.

원로 여성 역사학자인 이인호 교수의 KBS 행에 대해서 왜 이렇게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요? 어제 방통위원회 회의 중에 2명의 상임위원이 중간에 퇴장을 했습니다. 그 두 분 중에 한 분을 직접 만나보죠. 김재홍 상임위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재홍 위원님 나와 계십니까?

◆ 김재홍> 네, 안녕하세요. 김재홍입니다.

◇ 김현정> 우선 임명 절차가 궁금한데요. 어제 방통위에서 이인호 교수를 KBS이사로 추천을 한 건데 KBS 이사장까지 이분이 되시는 거라고요?

◆ 김재홍> 사실상 이사장 후보라고 저희는 판단하는데, 왜냐면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하게 되어 있는데요. 열명 중에서 제일 고령자가 맡아 오는게 지금까지 관행입니다.

◇ 김현정> 이사들 중에 가장 나이 많은 분이 보통 이사장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분이 지금 78세가 되셨죠?

◆ 김재홍> 만으로 78세이신데 지금 가시면 제일 고령자, 제일 원로이시죠. 지금 이길영 전 이사장 후임으로 추천이 됐고, 대통령이 임명장 주면 가서 이사회에 합류하게 되고 그중에 제일 원로 고령자이십니다.

◇ 김현정> 그런데 김재홍 위원님은 어제 그 회의 자리에 참석을 하셨다가 의결 직전에 회의장을 나오셨어요, 어떤 이유입니까?

◆ 김재홍> 우선 그 자리가 인사안을 검증하고 토의하는 회의로서 요건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김재홍> 추천권을 행사해야 될 저희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 (이인호 교수가 이사후보라는 사실이) 전달된 것은 28일, 지난주 목요일 오후인데요, 상임위원회 간담회에서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너무 보수편향된 인사라고 이의제기를 했었고요. 그후 후속 논의를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또 주말이고 해서 바깥에서도, 언론도 제대로 검증보도를 하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월요일인 어제부터 겨우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검증과 여론형성이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검증시간이 필수이기 때문에 일주일 뒤에 의결절차를 진행하자고 강력히 제안을 했어요.

◇ 김현정> 일단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 이 말씀이시고요.

◆ 김재홍> 그렇습니다. 절차에 정당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부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자료사진)
◇ 김현정>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분이 KBS 이사장으로 적합하지 않은 분이라는 생각을 하신다는 얘기인데…

◆ 김재홍> 첫째로 정치의 독립성은 물론이고 사회적, 이념적 중립성을 견지해야 되는데 편향된 자세, 편향된 입장을 이미 밝힌 분이기 때문에 공영방송의 이사장으로서는 곤란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편향된 입장을 이미 밝힌 분이다? 그렇게 생각할 만한 구체적인 실례가 있습니까?

◆ 김재홍> 예를 들면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교학사 같은 역사교과서에 대해서 옹호하는 입장에 섰고요. 그리고 그런 분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교과서 포럼과 한국현대사 연구회의 고문역할로도 활동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매우 논쟁적이고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특정사회집단, 사회 세력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같이 활동 했다면 이건 공영방송의 고위간부로서는 부적당하지 않겠습니까.

공영방송은 아시다시피 국민들의 사고, 정신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지대입니다. 그것을 다루는 그것의 최고경영기구인 이사회의 수장인데 이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말하자면 우리가 '뉴라이트' 역사학자라고 흔히들 부르는 그런 쪽의 성향을 가지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일단 안 된다, 그 말씀이세요?

◆ 김재홍> 그렇습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이 그랬고요.

◇ 김현정> 또 다른 실례가 있습니까?

◆ 김재홍> 다른 실례는 최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에 대해서도 옹호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미 언론보도 자료가 있습니다마는.

◇ 김현정> 어디서 그런 옹호 발언을 했다고 하십니까?

◆ 김재홍> 어떤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했다는 것이고요. 이것 때문에 KBS구성원들 대다수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대다수가 그럼 문창극 총리후보 검증보도를 했던 KBS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KBS 보도분야 종사원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하는 의구심과 많은 우려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분을 KBS이사장으로 보낸다는 건 많은 토론이 필요하고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뿐만 아니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바깥의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국민여론층에서 검증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최소한의 기간, 절차가 필요할 것입니다.

◇ 김현정> 참고로 이 부분은 후보 본인의 입장도 직접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저희가 인터뷰 요청을 어제 드렸습니다만 아직 공식 임명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인터뷰에 나서기는 힘들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것 전해 드리고요.

그런데 위원님, 이인호 교수의 이력을 보니까 김대중 정부시절에 해외 주재 대사를 지낸 분이시더라고요. 김대중 정부 시절에 그런 것을 지냈다면 그때 이미 역사인식이라든지 업무 능력이라든지 검증을 거쳐서 임명했던 건 아닐까요?

◆ 김재홍> 이인호 후보는 김대중 정부 이전에 노태우 정부 때에 이미 고위직에 올랐습니다. 그때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이었습니다. 이어서 김영삼 정부 때 핀란드 대사를 지냈고요. 어쩌면 그런 연장선상에서 여성 전문가, 여성 학자이기 때문에 김대중 정부 때에 러시아 대사로 갔습니다마는 김대중 정부의 발탁인사라고 하기는 어렵고요. 김대중 정부 사람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 김현정> 검증을 그 당시 거친 증거라고 내세우기는 어렵다?

◆ 김재홍> 고위 공직자로서 그동안에 검증을 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김대중 정부와 결부시키는 것은 조금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럼 이인호 교수가 KBS이사로 오게 된 데는 다른 어떤 뭔가가 있다가 보시는 겁니까?

◆ 김재홍> 우선 이길영 전 이사장이 사퇴했기 때문에 여권추천 몫입니다. KBS이사는 11명 중에 7명이 여권 추천 몫이고요. 4명이 야권 추천몫으로 되어 있습니다. 7:4입니다. 말하자면 여권자리가 비었기 때문에 여권추천 몫으로 추천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렇지만 방송통신위 상임위원들 간에 합의해서 추천할 수 있는 것이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역사학자이고 여성 고위직 외교관으로 활동했고, 경력이나 명망으로 봐서는 그럴 만하다고 생각을 갖습니다.

저도 그분 개인의 학자로서의 경력이나 공직자로서의 경력은 폄훼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사회의 이념이나 정치적으로 국민여론상, 국민정서상 그런 편향된 입장을 이미 보였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KBS보도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론을 제기했기 때문에 그런 분을 KBS 공영방송의 이사장으로 모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검증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어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

◆ 김재홍> 네. 또 하나는 인사를 논하고 의결하는 자리인데 후보자의 인적사항과 활동 내역을 짚어나가면서 검증하고 토론해야 않겠습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명예 훼손이라고 한 여권위원이 제동을 걸더라고요.

◇ 김현정> 오늘은 시간상 핵심 문제를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어야 할 텐데요. 저희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인호 교수께도 요청을 드렸고 또 방통위원회에 이인호 교수를 지지하는 분께도 인터뷰 요청을 드렸는데 다 고사해 왔다는 걸 알려드리면서 마무리를 하죠. 오늘 고맙습니다.

◆ 김재홍>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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