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준비태세 실행계획'(The Readiness Action Plan)을 오는 4~5일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스무센 사무총장과 나토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신속대응군은 육·해·공군을 포함한 수천명 규모로, 어떤 회원국이든 48시간 내에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나토 신속대응군은 병력 배치 시간이 닷새 가량으로 길었지만, 새로 창설되는 신속대응군은 이 시간을 사흘 정도 단축시키는 셈이다.
나토군 1개 여단이 3천~5천명인 점을 미루어 볼 때 신속대응군 규모도 3천~5천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속대응군 주둔지는 28개 회원국에 순환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구주둔이 아닌 순환주둔인 것은 나토와 러시아가 맺은 '나토-러시아 관계정립조례'(Nato-Russia founding act)에 따라 나토는 동유럽이나 발트해 연안국에 항구적인 군사력을 배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7년 러시아가 이 조약의 파기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독일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은 여전히 이 조약의 정신을 준수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준비태세 실행계획에는 동유럽 지역에 군사 장비와 물품을 비축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준비태세 실행계획에 대해 "적시 적소에 적절한 병력과 장비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나토가 공격을 원해서가 아니라, 위험과 위협이 더 늘어나고 더 눈에 띄게 됐기 때문"이라면서 "회원국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가 신속대응군 창설을 추진하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을 확대하는 현 상황과 직접 연관돼 있다.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반군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라스무센 사무총장도 준비태세 실행계획이 러시아의 위협적인 행동과 회원국의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등 동유럽 회원국들은 러시아가 지난 3월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자국 영토 내 나토군의 영구 주둔을 요구해왔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나토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