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발레리 겔레테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계속되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겔레테이 장관의 주장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을 둘러싸고 양국 간에 치열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정부군의 총공세로 궁지에 몰린 우크라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정규군을 투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반군의 반격에 밀린 정부군이 책임을 러시아 쪽에 지우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로 군대를 투입한 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겔레테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용병과 유격대원 등을 이용해 비정규전과 사이버전 등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을 벌여오다 실패하자 이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공개적이고 전면적인 전쟁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패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러시아의 용병 집단을 확실히 격퇴하고 유격대원들과 특수부대원들을 괴멸시켰다"며 "바로 이 때문에 크렘린이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지역으로 정규군 병력을 대규모로 진입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동부 지역을 테러리스트들(반군)로부터 해방하는 작전은 종료됐다"며 "서둘러 테러리스트들이 장악한 지역에 머물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공격을 계속하려는 러시아에 대항할 방어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겔레테이는 "우리 땅(우크라이나)으로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보지 못했던 대전(Great War)이 닥쳐왔다"면서 "이런 전쟁에선 희생자가 수백, 수천 명이 아니라 수만 명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 논의를 위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회동했던 다자 접촉그룹(실무그룹)은 오는 5일 회의를 계속하기로 하고 해산했다.
이날 회의에는 우크라이나 측에서 레오니트 쿠치마 전(前) 대통령, 러시아 측에선 미하일 주라보프 키예프 주재 러시아 대사, 유럽 측에선 하이디 탈리야비니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우크라이나 문제 담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는 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 중인 분리주의 반군 대표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부총리 안드레이 푸르긴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의회 의장 발레리 카랴킨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지난번 접촉그룹 회의는 7월 말 열렸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접촉그룹 회의 재개는 지난달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민스크 회동에서 합의됐다.